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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게 하소서

4638 장석순 [sshm5572] 2017-10-13

부슬부슬 내리는 
가을비 소리에 새벽잠을 깨어 겨우 눈을 뜹니다. 

창문을 여니 솔솔 불어오는 
가을 바람이 가슴에 물보라처럼 파문을 일으킵니다. 

희미한 가로등에 비친 파란 이파리들을 바라보니 
오늘따라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나도 언젠가는 이 세상을 낙엽처럼 떠날 것인데 

버리고 갈 것이 많아서 홀가분합니다.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그렇게 집착하며 살아왔는지 

뒤돌아보게 합니다. 

만일 며칠 뒤에 당장 떠나게 된다면 
그동안 미루기만 하던 용서를 좀 더 앞당기게 해 주소서.

 

내 삶을 지치게 하던 사람들도 이별 연습을 하는 마음으로 
좀 더 너그럽게 이해할 수 있는 마음으로 변화시켜 주소서.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 

이제부터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도 내가 먼저 따뜻하고 부드럽게 
사랑할 수 있도록 나를 바꾸어 주소서.

 

장 스텔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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