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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에 빠지다53: 이사야서

684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3-12-26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53) 이사야서


이스라엘에 구원과 평화를 주시는 분은 ‘하느님’

 

 

- 이사야는 기원전 8세기 남 왕국 유다에서 활동했던 예언자 입니다. 이사야서는 하느님의 구원이 가까이 와 있으며 정의와 공정으로 자신의 죄를 회개할 때 하느님을 믿는 모든 이가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미켈란젤로, ‘이사야’, 프레스코, 1510년께, 바티칸 시스티나 소성당.

 

 

히브리어 구약 성경은 이사야서를 ‘예샤아야후’라고 표기합니다. 예샤아야후는 우리말로 ‘야훼께서 구원하신다’ ‘야훼는 구원이시다’라는 뜻입니다. ‘여호수아’와 ‘예수아’와 같은 어원을 가진 이름입니다. 헬라어 성경 「칠십인역」은 ‘에사이아스’(Ησαιαs)로 표기합니다.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Esaias’와 ‘Isaias’로 음역했고,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펴낸 우리말 「성경」은 ‘이사야서’라 표기하고 있습니다.

 

예언자를 히브리말로 ‘나비’라고 합니다. 성경에서 예언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사람’ ‘하느님의 말씀이 건네진 사람’을 뜻합니다. 곧 예언자는 ‘하느님의 대변자’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사야서는 66장으로 엮은 ‘하느님의 말씀’ 모음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사야서는 시대 배경에 따라 제1부 1-39장, 제2부 40-55장, 제3부 56-60장으로 나눕니다. 이사야서 제1부는 아시리아가 팔레스티나 지역을 지배하고 있던 기원전 8세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제2부는 1부보다 200여 년이 지난 기원전 6세기 ‘바빌론 유배 시기’로 바뀝니다. 아시리아 대신 바빌로니아 제국이 등장하고 기원전 587년에 일어난 예루살렘 성전 파괴 사건을 옛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이사 40,2) 아울러 기원전 539년 페르시아 키루스 임금이 바빌로니아를 점령하고 포로로 끌려온 유다인들의 귀환을 허락하는 칙령을 발표하는 내용이 언급됩니다.(이사 41,2; 44,28; 45,1) 제3부는 기원전 538년 바빌로니아 유배 이후부터 에즈라와 느헤미야 시대 이전까지를 배경으로 예루살렘 성전 재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사야서 제1부는 이사야 예언자가 직접 등장합니다. 이사야는 기원전 740년 유다 왕국 우찌야 임금이 죽던 해에 부르심을 받아 요탐, 아하즈, 히즈키야 임금 시대, 곧 기원전 8세기에 활동한 예언자입니다. 그는 기원전 760년 예루살렘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아모츠였고, 그는 느비야(여성 예언자, 예언자의 부인으로도 해석됨)와 혼인해 두 아들을 낳았습니다. 지적 수준이 높고 임금과 고위 관리들을 어렵지 않게 접촉하고 다윗 왕조와 예루살렘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아 이사야 예언자는 예루살렘 귀족 출신으로 여겨집니다. 이사야가 언제 죽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경학자들은 열왕기 하권 21장 16절을 근거로 예언자들을 처형시킨 므나쎄 임금(기원전 687~642년)에게 죽임당했으리라 추정합니다.

 

이사야서 제1부는 기원전 736~734년 시리아-에프라임 전쟁을 알려줍니다. 시리아 르친 임금과 이스라엘 페카 임금이 동맹해 남 왕국 유다를 쳐들어와 아하즈 임금을 몰아냅니다. 이때 이사야 예언자는 아하즈 임금에게 “다윗 왕조와 예루살렘을 선택하신 분은 하느님이시다”며 “하느님을 믿어야 굳게 서 있을 수 있다”고 독려합니다.

 

이사야서 제1부는 또 기원전 701년 아시리아 산헤립 임금이 히즈키야 임금 시대 유다 왕국을 침공한 사건을 알려줍니다. 이 시기 유다 왕국의 영토는 예루살렘뿐일 만큼 쇠락했습니다. 하지만 히즈키야 임금은 하느님을 신뢰하고 예루살렘 성전에서 주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밤사이 주님의 천사가 아시리아군 18만 5000명을 죽여버립니다. 이에 이사야는 하느님께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이라고 고백하며 하느님께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임금으로 오실 중개자의 개입으로 구원받으리라는 희망을 예언합니다.(이사 8,23-9,6)

 

이사야서 제2부는 이사야 예언자가 쓴 것이 아닙니다. 성경학자들은 제2부의 저자를 편의상 ‘제2 이사야’라 부릅니다. 다윗 왕조는 이사야의 예언대로 멸망했고, 유다인들은 바빌론으로 끌려가 50년간 포로생활을 하다 예루살렘으로 귀환합니다. 그래서 제2부는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이사 40,1)로 시작합니다. 제2 이사야는 고난을 겪는 ‘주님의 종’을 통한 구원을 선포합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을 주신 분은 주님이신 하느님이시라고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도 하느님과 평화의 계약을 맺고 기쁨과 평화를 누리게 되리라고 예언합니다.(이사 52,13-55,6) 그리스도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고난을 겪는 주님의 종(이사 50,4-9), 속죄의 죽임을 당하는 종(이사 52,13-53,12)이 실현됐다고 선포합니다.

 

이사야서 제3부 저자 역사 다른 사람입니다. 성경학자들은 이 저자를 ‘제3 이사야’라고 편의상 부릅니다. 제3 이사야는 하느님의 구원이 가까이 와 있으나 실현되지 못하는 것은 인간의 죄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 죄는 바로 부도덕한 삶입니다. 따라서 진정한 회개는 이런 죄를 깨닫는 데에서 시작합니다.(이사 59,9-29)

 

그래서 제3 이사야는 ‘정의와 공정’을 호소합니다. 곧 제3 이사야는 정의와 공정을 실천할 때 구원이 실현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제3 이사야는 유다인이 아닌 이방인이라도 정의와 공정을 실천하면 구원될 수 있다 합니다. 제3 이사야는 이 보편 구원 사상을 앞세워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구원 역사는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예루살렘은 만방으로 펼쳐질 구원의 중심이라고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3년 12월 25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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