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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하바쿡서

696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4-10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하바쿡서

 

 

하바쿡서는 BC 7세기 말~6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BC 612년경 니네베, 즉 아시리아가 멸망하고 이스라엘에 평화가 찾아온 듯 보였지만 이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아시리아가 멸망한 뒤에 이집트가 다시 세력을 키워나가기 시작했고 요시야는 BC 609년에 이집트와 맞서 싸우다가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아시리아를 무너뜨린 바빌론이 메소포타미아 일대를 장악함에 따라 남겨진 남유다 왕국에도 어둠이 드리워지게 됩니다. BC 605년, 여호야킴이 남유다를 다스릴 때 유다 왕국은 바빌론의 속국이 됩니다. 이후 3년 뒤 BC 602년에 여호야킴이 바빌론에 반기를 들지만 BC 598년 바빌론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에 의해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여호야킴은 전사하고 맙니다. 그 후 네부카드네자르 임금에 의해서 여호야킨이 유다의 임금으로 임명되었고 유다의 지도층 인사들은 바빌론으로 유배를 가게 됩니다(1차 바빌론 유배). 하바쿡서는 이러한 가운데 남유다를 향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1-2장은 예언자의 물음과 이에 대한 하느님의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바쿡은 먼저 “주님, 당신께서 듣지 않으시는데 /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 당신께서 구해 주지 않으시는데 / 제가 언제까지 ‘폭력이다!’ 하고 소리쳐야 합니까? /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 어찌하여 제가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 / 제 앞에는 억압과 폭력뿐 / 이느니 시비요 생기느니 싸움뿐입니다. / 그러니 법은 스러지고 / 공정은 영영 모습을 드러내지도 못합니다. / 악인이 의인을 에워싸니 / 왜곡된 공정만 모습을 드러냅니다.”(1,2-4)라고 말하면서 바빌론의 침략으로 인해 폐허가 되어버렸고 불의와 속임수가 만연해버린 유다의 모습에 대한 탄원을 내어놓습니다.

 

하느님은 유다가 폐허가 된 것은 칼데아인, 즉 바빌론의 침략 때문인데 이 모든 것이 당신의 계획에 의한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어서 하바쿡은 “주님, 당신은 옛날부터 불멸하시는 저의 하느님, 저의 거룩하신 분이 아니셨습니까? 주님, 당신께서는 심판하시려고 그를 내세우셨습니다. 바위시여, 당신께서는 벌하시려고 그를 세우셨습니다. 당신께서는 눈이 맑으시어 악을 보아 넘기지 못하시고 잘못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시면서 어찌하여 배신자들을 바라보고만 계시며 악인이 자기보다 의로운 이를 집어삼켜도 잠자코 계십니까?”(1,12-13)라고 말하면서 칼데아인들의 무자비한 폭력적 행위에 대한 탄원을 하느님께 아룁니다. 하느님께서는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2,3)라는 말씀과 함께 칼데아인의 권세가 영원하지 않으며 멸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① 남의 것을 긁어모으고 담보로 잡은 것을 쌓아두는 자는 불행할 것이다. ② 자기 집안을 위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재앙의 손길에서 벗어나려고 높은 곳에 둥지를 트는 자는 불행할 것이다. ③ 피로 성읍을 세우고 불의로 성을 쌓는 자는 불행할 것이다. ④ 이웃들에게 술을 먹이고 취할 때까지 화를 퍼붓고는 그들의 알몸을 바라보는 자는 불행할 것이다. ⑤ 아무런 가르침도 줄 수 없는 나무에게 “깨어나십시오.” 하고 말 못하는 돌에게 “일어나십시오.” 하는 자, 금과 은으로 입힌 것일 뿐 숨결이라고는 없는 것에 말하는 자는 불행할 것이다.’라는 다섯 가지의 칼데아인들을 향한 불행선언을 말씀하십니다.

 

3장은 하바쿡이 바치는 기도로 하느님께서 들려주신 답변에 대한 예언자의 찬미가입니다. 하바쿡은 하느님께서 오시어 자신들을 박해하는 칼데아인들을 무찔러 달라고 간청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도움을 간청하면서 구체적인 하느님의 도우심을 설명하고 있는데, 미래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이를 표현함으로써 하느님께 드리는 예언자의 간청이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표현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하바쿡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해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2,3)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끝까지 하느님을 기다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4년 4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기획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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