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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성경, 다시 보기: 해피 이스트

7203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7-10

[성경, 다시 보기] 해피 이스트

 

 

“부활을 축하합니다”라는 우리말 인사를 영어권에서는 “해피 이스트”(HAPPY EASTER)라고 합니다. 그 뜻은 아시다시피 “행복한 부활절”입니다. “이스트”는 고대 게르만 신화의 봄의 여신 “아우스트로”(AUSTRO)의 이름에 기인하는 춘제(春祭)였는데, 후에 기독교의 축제일인 “부활절”이 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여기서 “부활절”이란 글자 앞에 붙어있는 “해피”(행복한)란 글자에 좀 더 다가가고자 합니다. 물론 축제이니까 행복하고 기뻐해야겠지요. 그런데 우리 믿는 이들의 마음에 부활절이 행복하게 느껴지려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어떻게 한 번 만나는 것이 아닐까요?

 

마태오 복음과 마르코 복음에서는 그분을 만나는 길을 이렇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마태 28,7; 26,32. 마르 16,7; 14,28). 이것은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간 그 여인들에게 천사가 일러준 말이고 또한 예수님께서는 그전에, 즉 최후 만찬 때 베드로의 배반을 예고하실 때도 하신 말씀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길은 다름 아닌 갈릴래아로 가면 된다는 것인데, 실제 저도 갈릴래아를 가본 적이 있었지만, 그곳에서 예수님을 보지 못했습니다. 성서 공부를 하며 나중에 깨달았습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갈릴래아는 이스라엘에 있는 갈릴래아가 아니라, 성경 속에 있는 갈릴래아, 즉 예수님께서 활동하시고 제자들을 모으고 가르치시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신 그 갈릴래아를 가리키신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자 하면 그분의 행적을 살펴보라는 말씀이고, 그렇게 하면, 나도 모르게 그분께서 다시 내 맘속에 자리 잡고 활동하시게 된다는 것입니다.

 

표현은 다르지만, 루카 복음에서는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어떻게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즉 그들이 예수님에 관해 이야기하고 토론할 때,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다가오신다는 겁니다(루카 24,13-35 참조).

 

요한 복음은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더욱더 감동스럽게 만나는 장면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유다인들을 두려워하며 떨고 있는 제자들, 그들이 예수님의 행적을 기리며, 갈릴래아에서의 추억(?)을 생각하지도 않고 있는데, 먼저 예수님께서 그 도망간 제자들을 찾아가셔서, 그들의 잘못을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으시고, 용서를 다 해 주시니, 제자들이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쌍둥이”라고 불리는 토마스의 생각을 짐작해 봅니다. 정말 부활하신 그 예수님이라면, 꾸중도 나무람도 없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우리를 용서하실 수 있을까? 그것도 우리가 먼저 빌러 간 것도 아닌데 말이야(요한 20,19-29 참조).

 

“행복한 부활절”이라는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셔서 우리의 잘못을 묻지도 않으시고 용서해 주셨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 믿는 이들은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024년 5월 5일(나해) 부활 제6주일(생명 주일) 가톨릭마산 8면, 황봉철 베드로 신부(성사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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