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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에 빠지다85: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 둘째 서간 (상)

733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08-21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85)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 둘째 서간 (상)


바오로 사도의 충실한 협력자 티모테오

 

 

티모테오 1·2서와 티토서는 사목 서간으로 바오로 사도의 제자나 협력자가 쓴 제2 바오로 서간으로 분류되고 있다. 티모테오 성인의 이콘.

 

 

성경학자들은 경전 내용과 교리 가르침이 비슷한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 서간과 둘째 서간(이하 티모테오 1·2서), 그리고 티토에게 보낸 서간(이하 티토서)을 ‘사목 서간’으로 분류합니다. 이들 세 서간은 티모테오와 티토에게 보낸 개인 서간일 뿐 아니라 원로 사목자가 젊은 교회 지도자들에게 그들의 직분과 실천해야 할 삶의 지침을 제시한 ‘공적 서간’입니다.

 

이들 사목 서간은 2세기 말에 작성된 「무라토리 정경」에 포함된 후 지금까지 바오로 사도의 서간으로 여겨져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19세기 성경 연구에 역사비평 방법론이 도입되면서 사목 서간이 바오로 사도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그의 제자나 협력자가 사도의 말을 받아 적었거나 글을 단편적으로 수록해 저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 주장의 근거로 바오로 사도가 직접 쓴 로마서와 갈라티아서는 의화(義化)를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은총 상태’로 설명하지만, 사목 서간은 ‘인간이 스스로 닦아야 할 덕’(1티모 6,11; 2티모 2,22; 3,16)으로 가르쳐 차이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또 바오로 사도는 주님의 재림·종말이 곧 다가올 것으로 보고 준비할 것을 권고하지만, 사목 서간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처럼 먼 미래의 일로 보고 교회 제도와 현세의 질서를 중시합니다.

 

이러한 종말관의 차이는 “젊은 과부들이 재혼하여 자녀를 낳고 집안을 꾸려 나가, 적대자에게 우리를 헐뜯는 기회를 주지 않기를 바랍니다”(1티모 5,14)라며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 7장에 제시한 바오로 사도의 혼인관과 정반대의 견해를 보입니다.

 

이러한 여러 이유에도 불구하고 사목 서간들을 바오로 사도의 친필 서간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지만, 오늘날 대다수 성경학자는 이들 세 서간을 바오로 사도의 제자나 협력자가 쓴 ‘제2 바오로 서간’으로 규정합니다. 헬라어 신약 성경은 ‘Προs Τιμοθεον Α·Β’(프로스 티모테온 알파·베타),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는 ‘Ad Timotheum Ⅰ·Ⅱ’,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펴낸 우리말 「성경」은 ‘티모테오에게 보낸 첫째·둘째 서간’으로 표기합니다.

 

티모테오는 사도행전과 바오로 사도의 여러 서간에 등장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가장 가까운 협력자’라고 그를 소개합니다.(사도 19,22) 또 “그는 내가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나의 성실한 아들”이라고도 자랑합니다.(1코린 4,17) 아울러 “우리의 형제이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위한 하느님의 협력자”(1테살 3,2)라고 정겹게 부르기도 합니다. 둘은 소아시아 리카오니아 지방에 있는 리스트라에서 처음으로 만났습니다. 제1차 선교 여행 때 만났고 티모테오는 바오로 사도에게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인이 됐습니다. 그리고 언제인지 몰라도 교회 원로들로부터 안수를 받았습니다.(1티모 4,14; 2티모 1,6)

 

티모테오의 아버지는 그리스 사람이고, 어머니는 유다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유다교 율법이 명시한 할례를 받지 않았지요. 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 신심 깊은 어머니 에우니케와 할머니 로이스에게서 성경을 배웠습니다.(2티모 1,5; 3,15) 티모테오는 바오로 사도의 제2차 선교 여행에 동행합니다.(사도 17,14-15; 18,5; 20,4; 2코린 1,19) 바오로 사도는 시나고그에서 주님의 복음을 선포할 때 유다인들에게 불필요한 빌미를 제공할까 봐 미리 티모테오에게 할례를 베풉니다.(사도 16,1-5)

 

티모테오는 아주 어린 나이에 바오로 사도의 제자가 된 듯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와 함께한 지 15년이 지난 뒤에도 티모테오에게 “아무도 그대를 젊다고 업신여기지 못하게 하십시오”라고 조언합니다.(1티모 4,12) 그는 조용하고 수줍음을 잘 타는 성격이었고(1코린 16,10; 2티모 1,8 참조), 자주 앓을 만큼 허약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티모테오에게 “이제는 물만 마시지 말고, 그대의 위장이나 잦은 병을 생각하여 포도주도 좀 마시십시오”라고 애정어린 충고도 합니다.(1티모 5,23)

 

티모테오는 바오로 사도가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둘째 서간,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필리피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콜로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 필레몬에게 보낸 서간 등 7개 서간을 쓸 때 곁에 있었습니다.

 

티모테오는 바오로 사도가 그에게 특별한 일을 맡길 만큼 신임이 깊었습니다. 그는 바오로 사도에 앞서 마케도니아로 가서 유럽 선교를 위한 길을 모색했습니다.(사도 19,22) 또 언제 주님이 재림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던 테살로니카 신자들에게 가서 그들을 진정시키고 격려했습니다.(1테살 3,2.6) 그리고 코린토 신자들에게 가서 믿음을 굳건히 하고 교회가 가르치는 그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지켜야 하는 원칙들을 실천할 것을 독려했습니다.(1코린 4,17)

 

이처럼 티모테오는 바오로 사도의 충실한 협력자였습니다. 그래서 순교를 눈앞에 둔 바오로 사도는 “믿음으로 나의 착실한 아들이 된 티모테오”(1티모 1,2)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습니다.(2티모 4,9.21)

 

성 요한 다마스쿠스의 증언과 외경인 「티모테오 행전」에 따르면 티모테오는 에페소 교회 초대 주교(1티모 1,3 참조)로 사목하다 94년 1월 22일 에페소인들이 숭상하던 아르티메스 여신의 음란한 축제를 규탄하다 광분한 군중들에게 곤봉으로 맞아 순교했다고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년 8월 18일, 리길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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