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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티베리아스

7627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12-08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티베리아스

 

 

오늘 복음에는 “티베리우스 황제”(루카 3,1)라는 인물이 나옵니다. 그는 요한 6,23 등에 언급되는 지명 “티베리아스”의 어원이 되는 인물입니다. 티베리아스는 갈릴래아 호수 서쪽에 자리한 도시로, 이곳을 세운 이는 헤로데 임금의 둘째 아들 헤로데 안티파스입니다.

 

로마의 힘을 업고 유다 임금이 된 헤로데(마태 2,1)에게는 사후 왕위를 이어받은 아들이 셋이 있었는데요, 첫째인 아르켈라오스는 유다와 사마리아를 차지합니다(2,22). 하지만 그는 폭정을 한 탓에 백성의 미움을 사 폐위당하고, 그 뒤부터 유다 땅에는 로마 총독이 파견되기 시작합니다. 그 가운데 제5대 총독이 본시오 빌라도입니다. 본시오 빌라도는 기원후 26년부터 36년까지 직무를 수행하는데, 그가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를 위해 세운 비문이 이스라엘의 카이사리아 유적지에서 발견된 바 있습니다. 이 비문이 지중해안의 항구 도시 카이사리아에서 발견됨으로써 빌라도가 머문 곳은 예루살렘이 아니라 카이사리아였다는 사실도 확인됩니다. 빌라도는 유다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순례하던 3대 명절 곧 파스카, 주간절(오순절), 초막절에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유다인들의 반란을 견제하곤 하였습니다.

 

헤로데의 막내아들인 필리포스는 갈릴래아의 북부 지방을 차지하였습니다(루카 3,1). 그가 수도로 삼은 곳이 마태 16,13-20에 언급되는 카이사리아 필리피입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베드로의 수위권을 처음 인정하시고 그에게 하늘나라의 열쇠를 주신 곳이지요. 그리고 헤로데의 둘째 아들 헤로데 안티파스는 기원후 39년까지 갈릴래아와 페래아 지방을 맡아 다스렸습니다(루카 3,1). 이 헤로데가 세례자 요한을 참수하고(마르 6,17-29),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재판받으실 때 어느 정도 구실을 한 것으로 루카 23,6-16에 나오는 인물입니다. 티베리아스도 이 헤로데가 세운 것입니다. 당시의 로마 황제 티베리우스의 이름을 따서 말이지요.

 

다만 티베리아스는 원래 무덤 자리를 깎아 만든 도시였기에, 초창기 그곳에는 유다인들이 살지 않았습니다. 주검을 부정한 것으로 보는 민수 19,11 등의 율법 때문이었습니다. 신약성경에도 티베리아스가 언급되긴 하지만, 예수님께서 그곳에 들어가셨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다 기원후 2세기에 반전이 일어나는데요, 유다교의 고명한 랍비 ‘시몬 바르-요하이’가 티베리아스를 정화하면서 종교와 학문의 중심지로 거듭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산헤드린, 곧 유다인들의 최고 의회가 티베리아스에 자리하게 됩니다. 본래 산헤드린은 예루살렘 성전에 있었지만, 기원후 70년 로마군이 성전을 파괴한 뒤 여기저기 옮겨 다녔고, 결국 정화된 티베리아스로 이주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5세기에는 티베리아스에서 예루살렘 탈무드(팔레스티나 탈무드)가 편찬되었고, 현재는 예루살렘과 더불어 유다교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유다교의 새 중심지가 된 티베리아스에 2000년 전 로마를 다스린 황제의 이름이 남게 된 역사가 무척 흥미롭습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서 「에제키엘서」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2024년 12월 8일(다해)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사회 교리 주간)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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