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 성경 속 기도 이야기22: 성모님의 찬양 마니피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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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7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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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기도 이야기] (22) 성모님의 찬양 마니피캇
하느님 자비 기억하며 마리아의 겸손 본받길
- 피사넬로 <겸손의 성모>
즈카르야의 노래(루카 1,68~79)와 성모의 노래(루카 1,46~55)와 시므온의 노래(루카 2,29~32)는 성무일도의 아침기도·저녁기도와 끝기도에서 불리는 복음서의 찬가로, 구약의 오랜 약속이 예수님을 통해 실현된다는 사실을 알립니다.
레지오 단원들이 매일 바치는 까떼나(사슬 기도)의 주요 부분인 성모의 노래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가 마주치는 곳에 자리합니다. 천사와 만난 마리아는 두려운 마음으로 믿을만한 친척 엘리사벳을 찾아 나섭니다. 마리아의 인사말만 들은 엘리사벳이지만, 태 안에서 아기가 뛰노는 것을 느끼며 성령으로 가득 차 외칩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마리아가 수태 사실을 입에 올리기도 전에 그것이 알려지는 놀라운 순간에 마리아에게서 하느님 찬양이 터져 나옵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의 노래(1사무 2,1~10)가 큰 영향을 끼치고, 시편 및 구약의 여러 대목을 인용하는 이 노래는 마리아의 찬양 시편입니다. 그 전반부는 메시아의 어머니인 마리아 개인의 감사를, 후반부는 높이고 낮추는 세 개의 반대되는 움직임 속에 당신 백성에게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을 노래합니다.
<1절>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1사무 2,1; 시편 34,3~4)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시편 35,9; 이사 61,10; 하바 3,18)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창세 29,32; 1사무 1,11)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창세 30,13; 시편 72,17; 루카 1,45 참조)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신명 10,21)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시편 72,19; 111,9)
<2절>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시편 89,2; 100,5; 103,11.13.17)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시편 89,11; 118,15-16)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통치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리시고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시편 147,6; 집회 10,14).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시편 107,9)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시편 98,3)
당신 종 이스라엘을 거두어 주셨으니(이사 41,8-10)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2사무 22,51; 미카 7,20)
마리아는 자신의 힘을 믿지 않고 모든 것을 하느님으로부터 기대하는 가난한 여인입니다. 기도하는 이는 마리아와 같이 겸손함과 경외심을 가지고 하느님께서 채워주시리라 기대하며 그분께 자신의 빈손을 내밀며, 실제로 하느님이 당신의 이들을 구하시기 위해 ‘능하신 팔’을 뻗치신다는 것을 경험합니다. 그분은 당신의 계약에 충실하시고 약속을 지키십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실에서 불가능하게 보이는 것이 이루어집니다. 하느님은 불가능한 것을 하실 수 있는 분이시고, 달리 보인다고 할지라도 실제로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분이십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을 ‘나의 구원자’로 칭하는데, 이는 아들인 예수의 이름과 같고 루카 복음과 사도행전의 핵심 주제와(루카 1,69.71.77; 2,11.30; 사도 5,31; 13,23 등) 동일합니다. 이름 ‘예수’는 하느님이 구원하신다는 뜻을 지닙니다.(하바 3,18; 마태 1,21; 루카 1,31 참조) 예수님을 통해서 하느님은 없는 이를 구원하는 분으로 드러나십니다. 하느님은 도움을 주시고 구하시는 분입니다.
이 노래는 끊임없이 백성을 향하는 하느님의 충실한 모습을 강조합니다. 그분은 나에게 충실하신 분이고 나를 알고 계시며 자비를 베푸시는 분입니다. 그분의 항구함에 걸맞은 응답은 결코 끊이지 않는 우리의 감사와 찬양일 것입니다.
[가톨릭신문, 2024년 12월 15일, 신정훈 미카엘 신부(서울대교구 해외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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