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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요한

776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1-07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요한

 

 

90-100년경 작성된 요한 복음서는 예수님의 생애와 여러 주요 사건, 그리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중점적으로 전하고 있는 공관복음서와는 달리 그것들이 담고 있는 신학적 의미를 성찰케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요한 복음서는 영성적인 복음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요한 복음서는 시작하면서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1,14)라고 말하면서 메시아로서의 예수님의 신원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고 있습니다. 특히 예수님의 지상에서의 여정을 넘어서서 이전과 이후의 삶까지 폭넓게 언급함으로써 사람들이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아보고 또 받아들이는지에 대해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한 복음서의 구조는 로고스 찬가라고 불리는 머리말과 마지막 맺음말을 제외하면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먼저 1장 1-18절까지의 로고스 찬가를 보면 예수님의 신원에 대한 고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요한 복음 사가는 로고스 찬가에서 태초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던 말씀이 모든 창조의 근원이라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요한이 다가올 참 빛을 증언하였으며, 참 빛이신 말씀이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사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오신 말씀, 즉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목격한 요한 복음사가는 그분을 통해 은총과 진리가 주어졌다고 말한 뒤 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게 됩니다.

 

1장 19절-12장 50절은 ‘표징의 책’으로 일곱 가지 표징을 중심으로 하는 일곱 가지 이야기를 전합니다. 일곱 가지 표징은 각각 ①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킴(2,1-11), ② 왕실 관리의 아들을 살리심(4,46-54), ③ 벳자타 못가의 병자를 고쳐주심(5,1-9), ④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심(6,1-13), ⑤ 물 위를 걸으심(6,16-21), ⑥ 태생 소경을 고쳐주심(9장), ⑦ 라자로를 다시 살리심(11,1-44)입니다. 7가지의 주요 표징은 공관 복음서에서도 예수님의 기적 행위로 보도되고 있는 것들인데, 요한 복음 사가는 공관 복음 사가와 달리 이를 기적(δυναμις)이라고 말하지 않고 표징(σημειον)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기적이라는 놀라운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이 가지는 의미와, 지향하는 본질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곱(7)이라는 숫자는 완전함을 의미하기에 일곱 가지의 표징은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라는 것이 완전하고 충만하게 드러났음을 뜻합니다. 그리고 표징의 책에는 유다인들의 주요 축제가 포함되어져 있습니다. 벳자타 못 가에서 병자를 고치는 5장의 이야기는 안식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오천 명을 먹이시는 6장의 이야기에는 신앙의 선조들이 중요한 신앙 체험으로 가지고 있는 과월절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7장부터 10장 21절까지의 이야기는 초막절에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함께 다루고 있으며, 10장 22-42절에서 유다인들이 예수님을 배척하는 과정은 예루살렘 성전 봉헌 축제(봉헌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은 라자로를 다시 살리시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장면을 다루고 있는 11-12장은 다시 한 번 과월절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주요 사건들의 배경이 되는 유다인들의 축제들이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기리며 하느님을 찬미하는 축제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일곱 가지 기적과 치유 행위들은 예수님이야말로 이 축제의 주인이시며 메시아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요한 복음서가 작성된 90-100년경이 로마의 박해로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어 이제는 더 이상 성전에서 축제를 봉헌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예수님께서 이제는 그들의 축제를 대신하며 완성하게 된다는 것을 예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3-20장은 ‘영광의 책’으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다루고 있습니다. 13장 1절에서 요한 복음서는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라고 말하면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로써 표징이 말하고자 하는 실체인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날 것임을 선언합니다. 13-17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13,34)라는 말씀과 함께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십니다. 그리고 고별사를 전해주십니다. 고별사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약속해주신 뒤, 참 포도나무인 당신 안에 머물러 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비록 세상에서 겪게 될 고난이 있지만 당신께서 세상을 이기셨음을 밝히면서 제자들의 용기를 북돋아 주십니다. 마지막으로 17장에서 당신 자신과 제자들 그리고 믿는 이들을 위해서 하느님께 대사제의 기도를 바치십니다. 그 뒤 18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붙잡히신 뒤 그 해의 대사제 카야파의 장인 한나스에게 신문을 받으십니다. 베드로는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추궁에 두려운 나머지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였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예수님께서는 카야파와 빌라도에게 불려가서 계속해서 신문을 받은 뒤 결국 사형선고를 받으시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돌아가셨으며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과 니코데모에 의해서 무덤에 묻히십니다. 그 후 주간 첫날 이른 아침 부활하시어 마리아 막달레나와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 그리고 다른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평화의 인사를 나누신 뒤 그들을 사도로 파견하십니다. 이때 함께 하지 않았던 토마스가 이를 믿지 못하자 토마스가 제자들과 함께 있을 때 나타나시어 못과 창에 찔렸던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시며 토마스의 믿음을 이끄십니다.

 

요한 복음서의 마지막 장인 21장은 맺음말로 일곱 제자에게 나타나시는 모습, 그리고 베드로에게 사도좌의 권한을 맡겨주시는 모습을 전해줍니다. 또한 마지막으로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21,25)라고 말함으로써 요한 복음서를 기록한 목적이 예수님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그분을 믿어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끔 하기 위함임이 밝혀집니다.

 

이처럼 요한 복음서는 참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당신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며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모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명의 빵이며 부활이요 생명이시라고 자신을 드러내시는 예수님의 모든 활동들을 통해서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이 있으며, 이분이야말로 태초부터 하느님과 함께 하시면서 사람이 되어 우리 곁에 오시어 우리를 구원으로 초대하시는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5년 1월호, 노현기 신부(사목국 행정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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