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 성경 속 희망의 순례자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한 아브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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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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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희망의 순례자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한 아브라함
사도 바오로는 아브라함을 두고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신 분’이라고 말합니다.(로마 4,18 참조) 희망할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란에서 75세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하느님은 아브라함에게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하느님께서 보여줄 땅으로 가라고 말씀하시며, 그에게 많은 후손과 땅을 주고, 복을 내리며, 세상 모든 민족들이 그를 통하여 복을 받게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은 이 말씀을 믿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의 여정은 시련으로 가득했고, 하느님의 약속은 거듭하여 연기되었습니다. 이집트에 살 때에는 파라오 때문에, 그라르 땅에서는 아비멜렉 때문에 아내를 빼앗길 뻔하였고, 사라를 통해 후손을 주시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은 무효가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개입으로 사라는 무사하였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가나안 땅으로 내려온 아브라함은 스켐에서 베델, 네겝 지방에서 이집트로 갔다가 다시 네겝에서 베델로, 헤브론에서 다시 네겝으로 갔으며, 그라르 땅에서 살다가 브에르 세바로, 다시 헤브론으로 간 것 같습니다. 이 땅에서 나그네요 이주민으로 살면서 그가 죽기 전에 소유한 유일한 땅은 사라의 장지로 산 막펠라에 있는 에프론의 밭과 동굴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집트 강에서 유프라테스강까지 이르는 땅을 주겠다는 하느님의 약속(창세 15,18 참조)은 공허하게만 들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75세에 길을 떠난 아브라함이 하가르에게서 이스마엘을 얻은 것은 86세 때였고, 이사악을 얻은 것은 100세 때였습니다. 아브라함이 137세 되던 해에 사라가 죽었고, 그 후 그는 크투라에게서 여섯 자녀를 더 얻었습니다. 결국 그가 얻은 자녀가 총 8명이니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하늘의 별만큼 많은 후손에는 훨씬 못 미칩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그를 한결같이 지켜 주시는 성실하신 하느님을 만났습니다. 그는 하느님의 성실하심에 힘입어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것을 능히 이루실 수 있다고 확신하였습니다.”(로마 4,21) 하느님의 약속은 사백 년이 지나서야 성취될 것이지만(창세 15,13 참조), 그는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습니다.(로마 8,25 참조)
사도 바오로가 말한 대로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로마 8,24) 일이 꼭 그렇게 이루어지리라는 긍정적 표지들이 충분히 많을 때는 굳이 희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희망할 근거가 없어도 희망하는 것은 하느님의 선과 정의가 반드시 승리하리라는 굳은 믿음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은 희망의 어머니입니다. 성실하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 때문에 우리는 계속 희망합니다. 마틴 루터 킹이 말한 대로 우주의 윤리적 포물선은 길지만 정의를 향해 기울어져 있음을 믿기 때문입니다.
[2025년 2월 9일(다해) 연중 제5주일 서울주보 4면, 김영선 루치아 수녀(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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