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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성경 다시 보기: 요한의 체포와 예수님의 처신(마태 4,12-17)

791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3-04

[성경, 다시 보기] 요한의 체포와 예수님의 처신(마태 4,12-17)

 

 

“예수님께서는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 그리고 나자렛을 떠나 즈불룬과 납달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가파르나움으로 가시어 자리를 잡으셨다”(마태 4,12-13).

 

“물러가셨다”라는 것은 “피신하다”라는 말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피신한 장소가 소상히 언급됩니다. 갈릴래아의 가파르나움. 정녕 몸을 숨기려고 하셨다면, 그 피신한 장소를 밝히지 말아야 합니다. 비근한 예로, 요셉이 아기와 그 어머니를 데리고 이집트로 피신하라고 천사가 알릴 때, 막연히 이집트로 피신하라고 했지, 구체적으로 이집트 어디라고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마태 2,13-14). 병행 구절인 마르코(1,14-15)와 루카(4,14-15)에서는 이런 의구심이 일지 않고 있습니다.

 

나자렛도 갈릴래아 지방에 속해 있고, 가파르나움도 역시 갈릴래아 지방에 속합니다. 둘 다 갈릴래아 지방에 속해 있는데, 왜 나자렛에서 가파르나움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을까요? 나자렛은 예수님의 고향입니다. 예언자는 자기 고향에서 존경받지 못하시기에(마태 13,57) 출가를 하신 것일까요? 아니면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그러면 가파르나움은 어떤 곳인가요? 그곳은 코라진, 벳사이다와 더불어 예수님이 많은 기적들을 행하신 곳입니다. 달리 말하면 예수님의 주로 활동하신 곳입니다(마태 11,20-24).

 

그분이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고 할 때, 사용된 “물러가다”의 단어가 희랍어로는 “아나코레오(αναχωρεω)”입니다. 이 단어가 신약성경에서 모두 14번 나옵니다(마태 10번; 마르 1번; 요한 1번; 사도 2번). 주로 마태오 복음에서입니다. 우리말 번역본에서 가톨릭 개신교 모두 살펴보니, “물러가다”(마태 4,12; 9,24; 12,5; 14,13; 15,21; 27,5; 마르 3,7; 요한 6,15), “돌아가다”(마태 2,12.13), “가다”(마태 2,14), “떠나가다”(마태 2,22), “데리고 가다”(사도 23, 19), “퇴장하다”(사도 26,31),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서 “물러가다”라는 번역이 제일 많습니다(참고: 성경- 6/14; 200주년9/14; 공동- 3/14; 관주- 5/14; 표준- 7/14). 그렇다고 “물러가다”라는 말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전후 문맥을 보고 그때그때 적당한 말로 번역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한 번 나온 단어는 같은 말로 번역되는 것은 상식입니다. 그래서 위에 언급한 6개의 서로 다른 뜻을 지닌 말들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 우리말은 없는가를 생각해 보니, “떠나가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 대목의 불가따(Vulgata-라틴어 번역)는 “나아가다”라는 뜻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결론으로 말씀드리면, 마태 4,12의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는 말씀은 예수님이 자신도 잡힐지도 모른다는 겁먹은 마음에서 몸을 사려 갈릴래아로 피신하신 것이 아니라, 요한이 체포되어 이제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니, 자신이 나서서 활동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분은 갈릴래아로 “물러가셨다”라기 보다는, 불가따에서 그랬듯이 그곳으로 “나아가셨다” 또는 “떠나셨다”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갈릴래아로 가셔서 무엇을 행하셨는가를 살펴보면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예수님께서는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기 시작하셨다”(17절). 이 말씀이 왜 그분이 갈릴래아로 가파르나움으로 가셨는지를, 그 목적을 잘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2025년 3월 2일(다해) 연중 제8주일 가톨릭마산 8면, 황봉철 베드로 신부(성사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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