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약] 열두 소예언서의 지혜: 미카 예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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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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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소예언서의 지혜] 미카 예언서
시대 상황
미카 예언자가 활동한 시기를 성경에서는 “유다 임금 요탐, 아하즈, 히즈키야 시대”(1,1)로 남유다의 임금을 언급합니다. 이 시기에 역사적으로 두드러진 두 사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북이스라엘이 멸망하기 전 약 십 년간의 잦은 임금 교체와 외교정책의 실패로 기원전 722년에 멸망한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북이스라엘을 멸망시킨 아시리아의 사르곤 2세가 기원전 705년에 사망하자 아시리아의 영향력 아래 있던 남유다의 임금 히즈키야가 독립의 기회를 엿보다 오히려 산헤립의 침략을 받아 기원전 701년에 예루살렘이 포위당하고, 주변 소도시들이 점령당해 짓밟힌 것입니다.
이처럼 외세의 억압으로 소도시 백성들이 고통의 몸부림을 치던 때,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의 지주들은 탐욕을 부리며 가난한 사람들에게 횡포를 휘둘렀고, 통치자들은 공정을 세우기보다 선을 미워하고 악을 사랑하였으며, 거짓 예언자들이 활개를 치고, 종교 지도자들은 돈에 매수되어 하느님께 바칠 경신례를 더럽혔습니다.
가난한 소농들의 대변인
이런 시대상을 반영하듯 미카 예언자는 북이스라엘의 수도 사마리아와 남유다의 수도 예루살렘의 타락을 고발하며 멸망을 예고합니다. “이 모든 것은 야곱의 죄, 이스라엘 집안의 죄악 때문이다. 야곱의 죄가 무엇이냐? 사마리아가 아니냐? 유다의 죄악이 무엇이냐? 예루살렘이 아니냐? 그러므로 나는 사마리아를 빈 들의 폐허로, 포도나 심는 곳으로 만들리라.”(1,5-6ㄱ)
그리고 남유다에서 자행되는 사회 불의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냅니다. 특히 예루살렘에서 남서쪽으로 35km 떨어진 작은 마을 모레셋 출신답게 미카는 부의 양극화 현상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경험에 비추어 가진 자들의 탐욕과 지도자들의 불의와 불공정을 구체적으로 고발합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땅은 하느님 약속의 성취로 제비뽑기를 통해 유산으로 주어진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경제적으로 성장을 이룬 사람이나 정치적으로 권력을 가진 자가 땅을 더 많이 소유하고, 반대로 가난 때문에 땅을 잃게 된 사람들은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렇게 탐욕의 노예가 된 착취자들을 향해 미카는 불행을 선포합니다. “불행하여라, 불의를 꾀하고 잠자리에서 악을 꾸미는 자들! 그들은 능력이 있어 아침이 밝자마자 실행에 옮긴다. 탐이 나면 밭도 빼앗고 집도 차지해 버린다. 그들은 주인과 그 집안을, 임자와 그 재산을 유린한다.”(2,1-2)
또 백성을 억압하는 통치자를 이렇게 고발합니다. “야곱의 우두머리들아, 이스라엘 집안의 지도자들아, 들어라. 공정을 바로 아는 것이 너희 일이 아니냐? 그런데 너희는 선을 미워하고 악을 사랑하며 사람들의 살갗을 벗겨 내고 뼈에서 살을 발라낸다. 그들은 내 백성의 살을 먹고 그 살갗을 벗기며 그 뼈를 바순다. 내 백성을 냄비에 든 살코기처럼, 가마솥에 담긴 고기처럼 잘게 썬다.”(3,1-3) 이런 표현을 통해 당시 사회 지도자들의 억압과 만행이 얼마나 참혹하고 잔인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느님께서는 착취자들을 향해 재앙을 내리실 것이고, 통치자들이 부르짖어도 응답하지 않으실 것이라 선언합니다.
거짓 예언자들에 대한 고발
이와 같은 미카 예언자의 예언 앞에 고위 공직자들과 부자들의 태도는 어떠했을까요? 미카의 예언을 듣기 싫은 말, 불편한 말로 여기며 거북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악행을 부추기며 지지하는 다른 예언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예언이 듣기 좋고, 내 뜻을 이루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거짓 예언자’라고 불리는 이런 예언자들은 역사 속에 늘 존재해 왔고, 지금도 사회 곳곳에 숨어들어 있습니다. 거짓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왕정의 초기에도 국가의 녹을 받으며 왕들이 듣고 싶어 하는 달콤한 말을 전하고, 왕이 백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느님의 뜻이라며 거창하게 포장 해주었습니다. 이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왕의 비위를 맞추며 자신의 공직자 신분과 경제적 풍요함을 유지하던 사람입니다. 미카는 이런 거짓 예언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은 먹을 것이 있으면 평화를 외치지만 저희 입에 아무것도 넣어 주지 않는 이들에게는 전쟁을 선포한다.”(3,5) 입속에 먹을 것만 넣어 주면 듣기 좋은 말을 마음껏 토해내는 거짓 예언자들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결국 남유다의 수도 예루살렘의 멸망이 선포됩니다. “그러므로 너희 때문에 시온은 갈아엎어져 밭이 되고 예루살렘은 폐허 더미가 되며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수풀 언덕이 되리라.”(3,12)
베들레헴에서 나실 평화의 목자를 약속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우리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프로젝트의 결말은 절멸과 패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카 예언서에 따르면 마지막 때에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산들 가운데 가장 높아지고, 백성들과 수많은 민족이 그곳으로 모이게 됩니다. 그때는 백성 사이의 시비가 가려지고, 모두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어 버릴 만큼 전쟁과 다툼이 필요 없고 모든 위협이 사라집니다. 그날에 유다를 다스릴 분은 가난한 이들을 억압하는 지주나 점령군과 같은 불의한 통치자가 아니라 “주 그의 하느님 이름의 위엄에 힘입어 목자”(5,3)로 등장하며, 평화를 이루는 분이며 입니다. 무엇보다 그분은 화려한 거대도시 예루살렘이 아니라 보잘것없는 도시 “에프라타의 베들레헴”에서 나온다고 약속합니다.
어쩌면 사람들은 여전히 소도시에서 횡포를 일삼는 아시리아를 물리칠 강력한 힘과 절대 권력을 가진 임금을 기대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미카 예언자는 그들에게 작은 고을에서 태어나 평화를 심을 목자를 메시아로 약속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약속된 메시아가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다. 칼과 창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로 다스리는 분, 권력과 명예를 소유한 임금이 아니라 십자가를 끌어안은 목자, 빼앗고 차지하기 위해 주먹을 휘두르는 지도자가 아니라 모든 것을 내주기 위해 손을 활짝 펼치신 메시아! 미카 예언자의 약속은 우리의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희망의 표징이 되자!
외적으로 거대 강국의 정책에 따라 좌우되는 한국의 경제 상황, 내적으로 수도권 집중과 지방 소멸의 위기 상황, 깊어만 가는 부의 양극화 현상, 공정과 정의보다 당의 명분과 자신의 실리만 추구하는 지도자들의 횡포는 미카 예언자의 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의 군대인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은 이 시대에 참된 평화와 희망의 빛을 전하는 표징이 되어야 합니다. 경제 논리와 정치 활동과 사회 운동이 아니라 베들레헴에서 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참된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는 이 시대의 또 다른 미카 예언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희망은 십자가 위의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성모님의 군단, 2025년 3월호, 여한준 롯젤로 신부(대구대교구 성서사도직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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