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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요나의 회개

817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6-04

[성지에서 만나는 성경 말씀] 요나의 회개

 

 

열왕기 하권에 따르면, 요나는 “갓 헤페르”라는 갈릴래아의 성읍 출신으로 예로보암 2세 때 북왕국에서 활동한 예언자입니다: “여호아스의 아들 예로보암이 임금이 되어··· 이스라엘 영토를 되찾았다. 이는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갓 헤페르 출신으로 당신의 종인, 아미타이의 아들 요나 예언자를 통하여 하신 말씀 그대로다”(14,23-25).

 

요나는 ‘비둘기’라는 뜻입니다. 과거에 비둘기가 전령 구실을 하였듯이, 요나도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에 가서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요나 3,1-10). 비둘기는 또한 이스라엘 백성의 상징이므로(시편 74,19), 요나는 하느님의 맏아들로서 세상 만민에게 주님을 알려야 하는 이스라엘(탈출 4,22)의 대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는 ‘비둘기처럼 어리석게’(호세 7,11) 행동하는데, 하느님께서 바다와 뭍을 만드신 창조주이심을 고백하고도(요나 1,9) 그분을 피해 바닷길로 도망 갔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그가 창조주이신 하느님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습니다. 니네베로 가지 않으려는, 그곳에서 최대한 멀어지려는 발버둥이었습니다. 하지만 요나라는 이름은 제 집을 잊지 않고 돌아오는 비둘기처럼(호세 11,11) 결국에는 주님께 돌아가리라는 점도 암시해줍니다.

 

한편, 요나는 ‘억압을 일삼다.’라는 뜻도 지닙니다(스바 3,1). 요나의 활동 시기가 예로보암 2세 시대임을 고려하면, 이 이름 뜻 역시 그가 받은 소명과 역설적으로 합치됩니다. 왜냐하면, 물고기 뱃속에 사흘 동안 머물며 죽음의 위기를 넘긴 그가 주님의 명령대로 아시리아의 수도 니네베에서 신탁을 전한 뒤 그곳 사람들이 회개하여 구원받는데, 이후 아시리아가 북왕국을 억압하고 침공하여 무너뜨리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요나는 2열왕 14,25에서 북왕국의 성공에 관하여 예언하였지만, 요나서에 따르면 북왕국을 멸망시키는 아시리아의 구원과도 관련된 일을 한 셈입니다.

 

다만 요나서는 역사성이 거의 없는 책입니다. 요나서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열왕기에서 빌려왔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그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유는 이러해 보입니다. 우선, 남왕국은 북왕국 임금 예로보암 2세를 높이 평가하지 않았으므로, 그의 성공을 예언한 요나도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을 거란 점입니다. 그래서 요나를 하느님의 명령에 불순종하는 인물로 묘사했을 수 있습니다. 곧 요나는 악한 북왕국에는 번영을 예고하고 이방 성읍에는 주님의 말씀이 전달되는 걸 싫어한 인물로 그려진 셈입니다. 또한 요나에 관한 정보가 성경에 많지 않은 점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나가는 데 좋았을 터이고, 비둘기를 뜻하는 요나라는 이름도 교훈 전달에 적합하였을 것입니다. 비둘기가 집을 잊지 않고 돌아오듯, 다윗 왕실에서 떨어져 나간 요나의 북왕국도 결국 하느님께 돌아오리라는 암시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홍보 주일입니다. 냉담 교우들이 요나의 비둘기처럼 주님 곁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때입니다. 또한 나와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이들도 주님의 관심을 받는 아들딸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인식하는 한 주로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 김명숙 소피아 -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 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구약학 교수, 전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서 「에제키엘서」 「예레미야서 1-25장」 「예레미야서 26-52장」 「구세사 산책: 에덴에서 약속의 땅까지」 

 

[2025년 6월 1일(다해)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의정부주보 2면, 김명숙 소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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