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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요셉, 동방 박사, 헤로데, 요한, 악마

904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12-22

[다시 만난 신약 성경] 요셉, 동방 박사, 헤로데, 요한, 악마

 

 

마태오 복음은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1,1)에 대해 말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벌써 문제가 시작됩니다. 사실 이 문제는 복음서 전체에서 거듭 되풀이될 주제입니다. ‘이분을 받아들일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이 질문에 응답해야 합니다.

 

루카 복음과 달리, 마태오 복음에는 천사가 마리아께 예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장면이 없습니다. 소식을 들은 건 요셉입니다. 그는 처음에 거부합니다. 의로운 사람이라 마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조용히 파혼하려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처음부터 받아들이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 전해진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받아들입니다. 요셉은 말하자면 족보를 통해 예수님을 맞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이었지만, 결정적으로는 하느님의 말씀에 자기 뜻을 접음으로써 응답합니다.

 

동방 박사들은 하늘의 별을 살피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기다리는지 그 대상을 알지 못했지만, 그래도 깨어 하늘을 바라보는 이들, 희망을 품고 있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이 별을 보며 기다리고 있었기에, 하느님은 별을 통해 그들에게 표지를 주셨습니다. 별이 나타났을 때, 그들은 어쩌면 자기들과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는 “유다인들의 임금”(2,2)을 경배하러 나섭니다.

 

“유다인들의 임금”이 태어나셨다는 말에 당황한 건 헤로데입니다. 전혀 기다리고 있지 않던 소식이 갑자기 전해집니다. 그는 당연히 거부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에게 들려온 말씀을 거부하기 위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온갖 방법을 씁니다. 베들레헴 일대의 아기들을 다 죽인 겁니다. 하지만 오시는 그리스도를 막을 수 있었을까요? 그는 큰 권력을 휘두르는 것 같지만, 실상 하느님이 하시는 일을 막지는 못합니다.

 

3장에 등장하는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맞아들일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분을 맞을 준비를 하게 합니다. 요한은 마지막 때를 기다리고 있었고, 때가 되어 오신 분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은총이었겠지요. 그런데 그의 역할이 양면적입니다.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어 종말을 준비하게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들이 다가오는 진노를 피할 수 없으리라고 말합니다. 모든 사람이 복음을 받아들인 건 아니었습니다.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은 4장에 등장하는 악마입니다. 사람들은 요셉, 동방 박사, 헤로데, 요한처럼 여러 가지 모습으로 예수님의 오심을 준비하고 그분을 맞아들이거나 아니면 거부했습니다. 그렇다면 악마는 오시는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무엇을 합니까? 그분의 뜻을 피해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유혹하여 뜻을 바꾸시게 하려 합니다. 아예 하느님의 말씀 자체를 변질시키려 합니다. 예수님이 빵의 유혹에 넘어가고 하느님을 시험하고 세상 권세를 찾으셨다면, 복음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바가 달라지고 말았겠지요.

 

마태오 복음은 하늘나라가 선포될 때 나타나는 여러 반응들을 보여줍니다. 우리 안에도 이런저런 모습들이 나타날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복음을 들으며 귀를 막고 도망가는 것보다, 복음을 입맛대로 바꾸어 놓고 세상의 가치 기준에 따라 예수님을 ‘쉬운 그리스도’로 바꾸어 놓는 게 더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5년 12월 21일(가해) 대림 제4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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