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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밀과 가라지

916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1-18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밀과 가라지

 

 

다른 복음서들과 비교해 마태오 복음서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긴 설교들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5-7장의 산상 설교와 10장의 파견 설교를 보았습니다. 이제 마태오 복음서의 나머지 설교들을 보겠습니다.

 

13장에는 하늘 나라에 대한 설교가 나옵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 그리고 그물의 비유가 이어집니다. 대략 알만한 내용들이지요. 이 비유들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것은 ‘섞여 있음’ ‘불완전함’입니다. 뿌려진 씨들이 모두 잘 자란 건 아닙니다. 길에, 돌밭에, 가시덤불에 떨어진 씨들은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하늘 나라가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이라면, 그 밭에는 가라지도 함께 자랍니다. 겨자씨나 누룩은 보이지 않을 만큼 작습니다. 보물과 진주는 숨겨져 있습니다. 그물에도 좋은 물고기와 나쁜 물고기가 섞여 있습니다.

 

이 비유들은 25장 ‘최후의 심판’에 관한 설교와 함께 읽어야 할 거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섞여 있음’이 있지만, 다른 한편에는 그 섞여 있는 것들이 갈라질 날이 올 것입니다. 완성될 때의 하늘 나라와, 그날을 향해 가고 있는 하늘 나라의 차이라고 하겠지요. 예수님은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와 있음을, 우리 가운데 있음을 선포하시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서 그 하늘 나라는 자라나는 씨앗처럼 존재합니다. 카를로 M. 마르티니 추기경의 말씀 한 토막이 생각납니다. 가라지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가라지가 있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하늘 나라에 대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요. 자신이 생각하는 하늘 나라와 지금 눈에 보이는 하늘 나라의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복음 말씀에 맞추어 하늘 나라에 대한 이해를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늘 나라는 완성 때의 모습만이 아니라 밀가루 속 누룩과 같은 모습으로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하느님이 가라지를 한없이 내버려두시는 것도 아닙니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두어라”(13,30). 내버려두는 것은 수확 때까지입니다. 가라지로 그냥 살아도 되는 건 아닙니다. 하느님이 자비하시니 가라지로 살아도 불태워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하는 건 가라지의 비유라는 짧은 성경 본문을 읽으면서도 입맛에 맞는 구절만 골라 읽는 것입니다. 이 장에서는 분명히, 가라지가 불에 태워질 것이고 나쁜 물고기는 그물에 들어왔더라도 밖으로 던져질 거라고 합니다.

 

여기서 잠시 18장, 교회 공동체에 관한 설교로 가 봅시다. 여기서는 되찾은 양에 대해 말하고, 형제가 죄를 지으면 깨우쳐 주라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무책임할 수 없다는 것, 참으로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와 내가 함께 하늘 나라에 있으려면, 하늘 나라라는 씨앗이 온전히 자라날 수 있으려면, 그가 떨어져 나가도 괜찮은 건 아닙니다. 어린이같이 작은 사람이라고 그냥 버릴 수 없고, 백 마리 양 가운데 한 마리라고 그냥 잃은 채로 둘 수 없는 것입니다. 그 한 사람이 중요하고, 또 하늘 나라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1월 18일(가해) 연중 제2주일(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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