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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성경: 다윗의 자손

922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2-08

[성경] 다윗의 자손

 

 

복음서의 첫 문장은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마르코복음은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마르 1,1)이라는 첫 문장으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자 그리스도이심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이 사실이 기쁜 소식(복음)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반면, 마태오복음은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마태 1,1)라는 첫 문장으로, 예수님께서 다윗의 자손이자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사실을 중시하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 시대의 상황을 살펴보면, 마태오가 이 첫 문장으로 무엇을 전하고자 했는지가 잘 나타납니다. 당대에 ‘다윗의 자손’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혈통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로마의 식민지인 이스라엘을 정치적으로 해방할 지도자라는 뜻으로 통용되었습니다. 군중이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께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마태 21,9.15) 하고 열광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지요. ‘호산나’는 구원해 달라는 간청입니다. 과월절 축제를 거행하면서 그 옛날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 주셨던 역사가 다시 벌어지기를 갈망했던 셈이죠.

 

또한, 다윗은 주변 국가와 전쟁을 벌여서 이스라엘의 영토를 크게 확장하는 데 성공한 임금이었습니다. 이에 기반해서 로마의 식민지로 전락해 버린 이스라엘 민족을 구해낼 수 있는 강력한 메시아는 그의 혈통에서 나올 거라는 열망이 고조되어 있었던 것이죠. 그러니 예수님께서 메시아(그리스도)가 되려면 먼저 다윗의 자손에 해당하는 혈통이어야 했습니다. 요셉이 다윗의 자손이었기에,(마태 1,20 참조) 마리아의 태중에 있던 예수님께서도 다윗의 자손이 되었습니다.

 

이어 마태오는 아브라함부터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르는 족보를 다윗과 바빌론 유배를 중간에 넣어 14대씩으로 나열합니다.(마태 1,17 참조) 최고의 전성기인 다윗과 최악의 침체기인 바빌론 유배 시절을 거쳐 왔으니만큼, 이제는 다윗의 자손이 메시아가 되어 로마의 식민지 생활을 떨쳐버리고 이스라엘이 정치적으로 독립할 시기가 무르익었음을 시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군중이 기대하는 정치적 메시아가 아닌 병을 치유하시는 분으로 등장합니다. 눈먼 사람 둘이 예수님을 보고 말합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마태 9,27; 20,30) 가나안 부인도 딸이 마귀에 들렸다면서 같은 방식으로 자비를 청합니다.(마태 15,22 참조) 당대에 하느님께 죄를 지으면 병에 걸린다고 여겼으므로, 치유 행위는 곧 죄를 용서해 주는 권한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이는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아기 이름을 지어줄 때 이미 시사되었죠.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마태 1,21)

 

[2026년 2월 8일(가해) 연중 제5주일 서울주보 4면, 이우식 베드로(성서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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