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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순간포착! 성경에 이런 일이: 니네베의 임금(요나 3,9)

9332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3-03

[순간포착! 성경에 이런 일이] 니네베의 임금(요나 3,9)

 

 

하느님 말씀을 전하라는 명령을 듣고도 그 길로 도망갔다가 물고기 배 속에 사흘이나 갇혀 있어야 했던 요나 예언자! 참회의 기도도 잠시, 다시 받은 소명이 영 내키지 않는 태도를 숨기지 않습니다.

 

니네베는 가로지르는데만 사흘이 걸리는 성읍인데 하루길만 걷고서는 회개에 대한 권고도 없이 40일 뒤 멸망할 것이라고 무성의하고 건조하게 외쳤기 때문입니다(요나 3,3-4 참조). 그도 그럴 것이 니네베는 북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킨 당시의 패권국가 아시리아의 수도였기에 민족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멸망해야 한다는 것이 예언자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물질적 번영과 영적 타락으로 죄를 지었다고는 하나, “오른쪽과 왼쪽을 가릴 줄도 모르는 사람이 십이만 명이나(요나 4,11)” 있는 도시를 어떤 기회도 주지 않고 멸망시키는 것은 결코 하느님의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강대국의 심장부에서 피지배국의 이방인이, 그가 믿는 신의 이름으로 외치는 멸망의 선포는 사실 설득력이 크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니네베의 모든 사람들은 즉시 그 외침을 여겨듣고 반응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니네베 임금의 태도입니다. 백성들 사이에서 공포를 조장하는 요나 예언자를 붙잡아 목을 날리면 그만이었을 텐데 그는 백성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더 앞장서서,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로 회개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들의 죄를 인정하면서도 하느님께 희망을 두기를 그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다시 마음을 돌리시고 그 타오르는 진노를 거두실지 누가 아느냐? 그러면 우리가 멸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요나 3,9) 이러한 모습은 멸망을 원하는 예언자와 회개를 원하는 하느님 사이의 대결에서 하느님이 완벽하게 승리하셨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니네베 임금은 참된 통치자란 어떤 존재인지를 일깨워줍니다. 부국강병도 좋지만 그는 무엇보다 나라 한 구석에서 울려 퍼지는 양심을 일깨우는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백성들 사이에 일어나는 영적인 민심을 민감하게 읽고 받아들인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예언자보다도 더 하느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민주국가의 질서를 뿌리째 뒤흔들려던 죄로 법의 심판을 받고도 회개할 줄 모르는, 한때 이 나라의 통치자였던 사람과 그 부역자들과는 참으로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한편으로, 우리 각자는 자신의 마음이라는 한 나라의 임금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안에서 작은 소리로 울리는 양심과 신앙의 경고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얼마나 진실된 회개를 이루며 사는지 니네베 임금의 이야기가 돌이켜 보게 합니다. 그가 보여준 옳고 그름에 관한 예민한 감각과 죄의 결과에 대한 위기의식, 그리고 하느님 자비에 대한 희망이 없다면 우리는 나라를 멸망으로 이끄는 임금이 되고 말 것입니다.

 

어느 때보다 회개의 정신이 중요한 이 사순시기에 요나서의 니네베 임금과 그 백성들을 좋은 표양으로 삼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2026년 3월 1일(가해) 사순 제2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정현수 도미니코 사비오 신부(교구 청소년사목국 겸 WYD 교육 양성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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