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성경: 세례를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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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9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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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세례를 받아
마태오복음의 1-2장이 예수님의 탄생과 유년 시절을 다루었다면, 3장부터는 그분의 공생활을 다룹니다. 네 복음서는 모두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의 세례를 받으면서 공생활을 시작하셨다고 전합니다. 요한의 세례 운동은 당대에서는 획기적인 유다교 혁신운동이었습니다. 성전에서 속죄 예물을 바치는 대신에 요르단강에 온몸을 푹 잠그는 예식을 통해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 하느님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선포했으니까요. “모든 사람이 그에게 나아가 자기 죄를 고백하며 요르단강에서 그에게 세례를 받았다.”(마태 3,5-6)
예수님은 세례를 받고 나서 세례자 요한의 세례 운동에 어느 정도 참여하셨을 것으로 보입니다. 요한복음은 예수님께서 세례자 요한처럼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는 활동을 하셨다고 전합니다.(요한 3,22 참조) 그뿐인가요. 사도 베드로도 사람들 앞에서 “회개하십시오. 그리고 저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여러분의 죄를 용서받으십시오.”(사도 2,38) 하고 선포합니다. 그만큼 세례자 요한의 활동과 예수님의 활동은 서로 연관성이 많았다는 것이죠. 오죽했으면, 헤로데 임금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그 사람은 세례자 요한이라고 했을까요.(마태 14,1–2 참조)
예수님께서는 세례자 요한과 동시대에 공생활을 시작했기에 늘 비교 대상이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자, ‘저자는 마귀가 들렸다.’ 하고 비난하고, 예수님이 와서 먹고 마시자, ‘보라, 저자는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다.’ 하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마태 11,18-19 참조) ‘비교’는 자칫하면 ‘오만’이나 ‘비난’으로 둔갑하기가 쉽죠. 사목자나 단체장이 바뀌었을 때 전임자는 이렇게 했는데 후임자는 왜 이렇게 하는지를 따지기 시작하면 마음의 평화는 사라지고 갈등과 험담이 곧잘 튀어나오지 않던가요?
그럴 때 상대방의 위치와 역할을 기꺼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나는 너희를 회개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러나 내 뒤에 오시는 분은 나보다 더 큰 능력을 지니신 분이시다. 나는 그분의 신발을 들고 다닐 자격조차 없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마태 3,11) 예수님께서도 세례자 요한을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마태 11,11) 하고 추켜세우십니다. 상대방의 권위를 높여준다고 해서 내 권위가 손상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함께 존중받을 수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당신께 세례 주기를 주저하자 예수님은 “지금은 이대로 하십시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마태 3,15)라고 응답하십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무엇보다도 의로움을 추구하는 생활 태도! 바로 우리 신앙인이 보여야 할 자세가 아닐까요.
[2026년 3월 15일(가해) 사순 제4주일 서울주보 5면, 이우식 베드로(성서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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