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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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8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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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신약 성경] 기적
오늘 눈앞에서 기적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하시겠습니까? 마태오 복음을 읽으면서도 기적들을 잠깐 살펴보았지만, 마르코 복음의 앞부분에도 여러 기적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이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혹시 이 복음을 읽는 사람들은 이미 예수님이 기적을 행하셨다는 얘기를 대략은 들어서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복음서에 기적 이야기를 기록한 사람은 무엇을 위해서 이 이야기를 썼을까요? 어쩌면 그 기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알려주려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1장에서 이미 더러운 영을 쫓아내시고 병자들을 고치신 이야기가 나온 다음, 예수님은 기적 이야기를 퍼뜨리지 말라고 명하십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알리고 퍼뜨리기는 합니다. 더구나 마귀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 1,24)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더러운 영이 하는 말이었고, 예수님은 그에게 조용히 하라고 명하십니다.
복음서에서 기적 이야기들을 골라가며 읽다가, 눈에 띄는 구절이 있었습니다. “도대체 이분이 누구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마르 4,41) 어쩌면 이것이 마르코 복음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기적을 본 사람의 반응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복음서는 전체가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마르 1,1)입니다. 복음을 다 읽으면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고 그리스도시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거기에 도달할 때가 아닙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 4,40)라고 말씀하시는데, 제자들은 믿음이 부족해서 두려워했던 반면에 나는 그 제자들보다 믿음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믿음이 약한 제자들은 남들이 아니라 예수님이 누구신지 발견해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 시점에서 기적들에 대한 마땅한 응답은, “이분이 누구이신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2장에는 좀 더 많은 것을 알려주는 구절이 있습니다. 예수님이 중풍 병자에게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라고 하실 때, 율법 학자들은 “이자가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을 모독하는군. 하느님 한 분 외에 누가 죄를 용서할 수 있단 말인가?”(마르 2,7)라고 말합니다. 이것도 맞는 말입니다. 여기에서부터 죄를 용서하시는 그분이 하느님이심을 알아보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는 것이 그들의 맹점이지요. 결국 관심은 이분이 누구이신가 하는 질문으로 집중됩니다.
역설적입니다. 마귀들은 예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고, 율법 학자들과 예수님의 제자들은 알지 못합니다. 복음서는 우리에게 욕심을 부리지도 자만하지도 말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복음을 읽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분이 누구이신가?”라는 질문입니다. 기적을 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을 데려와 치유를 받게 하는 것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저분이 누구이신가 하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은 인간이신 예수님을 그들의 눈으로 보았습니다. 여기에서부터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발견하기에 이르도록, 기적들은 우리에게 질문을 갖게 합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3월 15일(가해) 사순 제4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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