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다시 만난 신약 성경: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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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8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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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신약 성경]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이분이 누구시기에?”(마르 4,41) 이것이 마르코 복음서를 읽으면서 물어야 할 질문이었습니다. 사실은 1장 1절에서 이미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라고 밝혀 놓았지만, 예수님이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말해주기 위해서 저자는 이 책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세례자 요한의 입을 통해 오실 분이 누구신지를 말했고,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때는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는 제자들을 부르셨고, 회당에서는 율법 학자들과 다른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습니다. 병자를 낫게 하시고, 마귀를 쫓아내시고, 고을들을 다니시며 복음을 선포하시고, 죄가 용서받았음을 선언하셨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분이 누구신지를 알아보았을까요? 아닙니다. 만일 여기서 알아보았다면 이미 복음이 끝났을 것입니다. 숫자가 많아서 군대라고 불리던 마귀 떼를 몰아내시자 사람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5,17) 나자렛 회당에서 가르치셨을 때에도, 예수님의 가족을 알고 있던 이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습니다.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과 친척과 집안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6,4)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런저런 추측을 합니다. 아마도 세례자 요한을 죽인 일이 마음에 걸린 듯, 헤로데는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요한이 다시 살아났다고 생각하고(6,14), 다른 사람들은 엘리야나 다른 예언자라고도 생각합니다(8,28). 마르코 복음 전반부에서는 이분이 과연 누구이신가 하는 질문이 계속 나오고 있는 셈이지요. 예수님이 하시는 일들은 의문을 불러일으키지만, 아직도 사람들은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합니다. 이때 예수님은 당신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시고, 베드로는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8,29)라고 대답합니다.
이제는 제자들이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게 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까지도 당신에 관하여 말하지 말라고 하시는 것은, 그들이 그분을 아직 다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참 이상하지요. 한편으로 베드로는 분명히 정답을 말했습니다. 예수님을 예언자들 가운데 한 분이라고 하지 않고, 그리스도이시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 대답의 의미를 온전히 알지 못했습니다. 이제 다음 장면부터, 그가 예수님이 어떤 그리스도이신지 알지 못했음이 드러날 것입니다.
지난주의 이야기로 돌아가 봅시다. 기적을 보면서도 사람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분이 누구이신가?”라는 질문은 했습니다. 어쩌면 제자들 역시 같은 길을 가고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 예수님의 공생활 동안 제자들은 그분이 누구신지를 다 알아서 따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문장을 쓰면서 뭔가 위로를 느낍니다. 마르코 복음은 우리에게, 예수님이 누구이신지에 관한 그 많은 토론을 다 거치지 않아도 예수님께 다가가고 그분을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우리가 그분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할지라도, 감히 그분을 다 안다고 나서지 말고 복음서를 읽을 때마다 그분이 누구이신지 질문을 던지라고 우리를 초대하는 것 같습니다. 복음서에서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8,29)라고 물으십니다.
* 안소근 실비아 수녀 : 성도미니코 선교수녀회, 저서 「이사야서」 「이사야서 쉽게 읽기」 「예레미야서 쉽게 읽기」 「구약의 역사설화」 등.
[2026년 3월 22일(가해) 사순 제5주일 의정부주보 2면, 안소근 실비아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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