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 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필레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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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7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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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73 성경 통독 길잡이] 필레몬서
필레몬서는 한 장, 25절로 이루어진 짧은 성경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3번째 선교 여행 가운데 에페소에 수감되었습니다. 이때 바오로 사도는 여러 편지를 작성하게 되는데 필레몬서도 그 중 하나에 해당합니다. 필레몬서는 바오로 사도가 필레몬의 집에서 도망쳐 나온 노예 오네시모스를 만나 그를 회심시킨 뒤 그에게 자유를 얻어 주기 위해서 주인인 필레몬에게 부탁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상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시 사회는 원로원과 로마 관리, 지방 유지, 소지주 · 가게 주인 · 장인, 자유민, 노예 등 복잡한 계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신분사회였습니다. 원로원과 로마의 관리는 지방 정치와 경제 및 군사를 담당하였으며 지방의 유지들은 지역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였습니다. 소지주와 가게 주인 및 장인은 중인 계층을 형성하였으며, 자유민은 주인이 선처를 베풀거나 주인에게 몸값을 지불함으로써 노예 신분에서 해방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노예는 제일 하층민으로서 전쟁 포로로 잡혀 오거나 노예 사냥꾼들에게 유괴된 사람들 그리고 빚을 갚지 못해 팔린 사람들과 노예 부모로부터 태어난 씨종 등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필레몬서에 등장하는 오네시모스는 노예였으며, 당시 노예들은 광물을 채굴하거나 건축 등 중노동에 주로 동원되었으나 그중에서는 가사와 육아를 돕는 가정 노예도 있었고 학식이 있는 노예인 경우에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거나 주인 자녀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네시모스의 경우 필레몬의 집에 속한 노예로서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1-3절에서 바오로 사도는 먼저 필레몬과 필레몬의 집에 모여있는 교회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인사합니다. 그리고 4-7절에서 필레몬의 믿음과 사랑에 대한 칭찬을 이어갑니다. “그렇다고 나에게 빚을 진 덕분에 지금의 그대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19절)라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바오로 사도는 필레몬에게 복음을 전하였고, 필레몬은 복음을 받아들여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난 필레몬은 공동체에 사랑을 베풀었고, 그들의 마음에 생기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이처럼 필레몬이 하느님의 사람이며,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훌륭한 모범이 되고 있다는 점을 먼저 칭찬합니다.
8-22절은 필레몬서의 핵심으로 바오로 사도는 필레몬에게 오네시모스와 관련한 부탁을 건넵니다. 먼저 그는 자신이 에페소 감옥에 투옥되어 있으며, 수감 중에 오네시모스를 만나 그에게 복음을 전함으로써 그가 회개하여 신자가 되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오네시모스가 전에는 쓸모없는 사람이었지만 쓸모 있는 사람으로 바뀌었다고 말하면서 좋은 그리스도인이 되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난 뒤 오네시모스를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그를 자유롭게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당시 로마법에 따르면 노예는 주인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바오로 사도는 오네시모스를 필레몬에게 바로 되돌려 보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네시모스를 일정 시간 동안 데리고 있었던 것은 그를 숨겨준 것이 되기 때문에 위법한 일이 됩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일을 선택한 뒤 그를 돌려보내는데, 그를 종이나 노예가 아니라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아울러 형제라고까지 소개합니다. 여기서 노예 제도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생각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그에게는 종이나 자유인이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이며,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된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유인으로서 그리스도의 자녀로 살아가야 합니다(갈라 3,28; 1코린 7,22-23 1코린 12,13; 참조). 노예 제도에 대한 바오로 사도의 이러한 입장 표명은 사실상 노예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기에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지만 그는 복음 선포자로서 이를 선택하였고, 같은 믿음을 고백하는 필레몬에게도 같은 마음을 가져줄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신분 제도 자체를 전면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사회 제도의 한계를 그리스도인의 형제애로, 그리스도인의 최고 원리인 사랑으로 극복하도록 초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필레몬에게 “그대가 나를 동지로 여긴다면, 나를 맞아들이듯이 그를 맞아들여 주십시오.”(17절)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을 대하듯이 따뜻하게 형제로 맞아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사실 바오로 사도가 필레몬을 비롯해서 크레타 교회의 영적 지도자라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그리고 앞서 살펴본 “그렇다고 나에게 빚을 진 덕분에 지금의 그대가 있다는 사실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19절)라는 구절에서 알 수 있듯이 필레몬이 그에게 신세 진 것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바오로 사도는 오네시무스 일과 관련해서 필레몬에게 명령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스스로 복음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는 주님 안에서 그대의 덕을 보려고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내 마음이 생기를 얻게 해 주십시오.”(20절)라고 말하면서 필레몬의 복음적 선택이 바오로 사도 자신에게 큰 기쁨이 된다는 것을 상기시킵니다.
마지막으로 23-25절에서 바오로 사도는 자신과 함께 수감되어 있는 에파프라스 그리고 자신을 돕고 있는 마르코, 아리스타르코스, 데마스, 루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함께 끝인사를 전한 뒤 하느님의 축복을 빌어주며 편지를 마칩니다.
[소공동체와 영적 성장을 위한 길잡이, 2026년 4월호, 노현기 다니엘 신부(사목국 행정지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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