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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순간포착! 성경에 이런 일이: 중풍병자를 옮긴 네 사람

9594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6-05-20

[순간포착! 성경에 이런 일이] 중풍병자를 옮긴 네 사람

 

 

“기도할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군가와의 대화 끝에 한 이 말을 곱씹어봅니다. 기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믿기에 당연히 그를 위해 기도도 하고 미사를 봉헌하며 지향도 두지만, 끝내 솟구쳐오는 질문을 떨칠 수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 ‘혹시 그를 위해 더 해줄 일은 없었는가?’, ‘혹시 기도한다는 말로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더 없다는 나의 무력감을 정당화하려 하지는 않았는가?’

 

중풍병자가 예수님 앞에 실려옵니다. 복음서는 네 사람이 인파를 뚫고 나아갈 수가 없어서 예수님이 계신 집의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예수님 앞에 내려 보냈다고 전합니다(마르 2,3-4 참조). 의학이 발달한 이 시대에도 중풍은 무서운 질병인 만큼 이 병자는 무거운 절망에 짓눌려 있었을 것입니다. 중풍병자를 옮긴 네 사람의 마음도 헤아려 봅니다. 그들이 극복해야했던 가장 큰 어려움은 절망에 빠진 병자에게 예수님을 만나면 그가 나으리라는 믿음을 불어넣는 일이었을 것입니다. ‘혹시 예수님도 고쳐주지 못하면 어떡하나, 그래서 병자가 더 큰 상심에 빠지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들과 싸우면서 그들은 병자를 예수님 앞에 데려가지 않았을까.

 

분명 그들은 중풍병자가 나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가 먼저 예수님을 믿는 과정을 겪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지 않았다면 그들은 예수님을 보러 온 많은 인파의 등 뒤에서 낙담한 채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들의 믿음은 결국 병자를 예수님 앞에 데려다 놓는 데 성공하게 만듭니다. 그것도 남의 집 지붕을 뚫고 예수님을 비롯한 여러 사람에게 지붕의 흙먼지를 뒤집어쓰게 만드는 민폐를 감수하면서 말입니다.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웃으셨다는 표현은 찾아볼 수 없지만 예수님은 틀림없이 이 순간에 불쾌해하지 않으시고 크게 웃으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병자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자기가 실려온 들것을 지니고 걸어 나갈 만큼 건강해져서 돌아갑니다. 중풍이 나은 사람 못지않게 감격했을 네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입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믿음과 기도가 우리를 어떻게 행동하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이는 삶의 현실, 혹은 죄책감에 짓눌려 선하신 하느님에 대한 희망을 갖기가 대단히 어려워 보이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기도할게.”라는 말이 단지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자신의 무력감을 달래기 위해 하는 도피처 같은 말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믿음을 더해 주시기를 간절히 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간절한 믿음이 행동으로 결실을 맺도록 작은 용기를 낼 수 있다면 “예수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마르 2,5)라는 복음이 우리 삶에서 실현되는 복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2026년 5월 17일(가해)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정현수 도미니코 사비오 신부(교구 청소년사목국 겸 WYD 교육 양성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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