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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30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창조하시어 인간에게 자발성과 자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위를 다스릴 수 있는 인격의 존엄성을 주셨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제 의지의 손에 내맡기고자’(집회 15,14) 하셨다. 그것은 인간이 자유 의지로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 그분을 따르며 자유로이 충만하고 복된 완전성에 이르도록 바라신 것이다.”(29)
  • 인간은 이성을 지녔으며, 이 때문에 하느님과 비슷합니다. 그는 자유롭고 자신의 행위를 자제할 수 있도록 창조되었습니다.(30)
  • I. 자유와 책임
  • 1731 자유는 이성과 의지에 바탕을 둔, 행하거나 행하지 않을 수 있는 능력이며, 이것을 하거나 또는 저것을 하는 능력이고, 이처럼 스스로 숙고해서 행동하는 능력이다. 각 사람은 자유 의지에 따라 자신의 삶을 이루어 나간다. 인간은 진리와 선 안에서 자유를 통하여 성장하고 성숙한다. 자유는 우리의 행복이신 하느님을 향할 때 완전하게 된다.
  • 1732 자유는 그 최종 선이신 하느님께 결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는 선과 악 사이의 선택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완덕을 향해 성장할 수도 있고 퇴보하여 죄를 지을 수도 있다. 자유는 인간 행위의 고유한 특징이다. 자유는 칭찬이나 비난, 공로나 허물의 근거가 된다.
  • 1733 선을 행하면 행할수록 더욱 자유로워진다. 선과 정의를 위해 봉사할 때에만 참자유를 얻는다. 불순명과 악을 선택하는 것은 자유의 남용이며 “죄의 종”이(31) 되게 한다.
  • 1734 자유는 인간이 행위의 자발성에 따라 자기 행동에 대하여 책임지도록 한다. 덕의 진보와 선에 대한 인식과 금욕적 삶의 진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의지의 통제력을 성장시킨다.
  • 1735 어떤 행동에 대한 인책성(引責性)과 책임은 무지, 부주의, 폭력, 공포, 습관, 무절제한 감정과 그 외에 정신적 사회적인 요인들 때문에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다.
  • 1736 직접 원해서 행한 모든 행위는 그 행위자에게 책임이 있다.
  • 에덴 동산에서 아담이 죄를 지은 후 주님께서는 “너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창세 3,13) 하고 물으시며, 카인에게도 그렇게 물으신다.(32) 그리고 예언자 나탄도, 우리야의 아내와 간통하고 우리야를 죽인 다윗 임금에게 그렇게 묻는다.(33)
  • 사람들이 알았거나 했어야 할 것을 소홀히 한 결과로 저질러진 행위는 간접적인 고의에 따른 행위일 수 있다. 교통 법규에 대한 무지 때문에 발생한 교통사고가 그러한 예이다.
  • 1737 어떠한 결과가 행위자가 원하지 않았는데도 일어났을 경우에는 용인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병든 자식을 간호하다가 그 어머니가 죽을 지경이 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위험에 빠진 사람을 구하다가 죽게 되는 경우처럼, 나쁜 결과가 행위의 목적으로든 수단으로든 의도된 것이 아니라면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면 술 취한 상태에서 운전하던 사람이 저지르게 되는 살인처럼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행위자가 그 결과를 피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 1738 자유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행사된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은 누구나 자유롭고 책임 있는 존재로 인정받을 타고난 권리를 지니고 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이러한 권리를 존중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자유를 행사할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분리될 수 없으며 도덕적,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그러하다.(34) 국가는 공동선과 공공질서의 범위 안에서 이러한 권리를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35)
  • II. 구원 경륜에서 본 인간의 자유
  • 1739 자유와 죄. 인간의 자유는 유한하며, 잘못될 수 있다. 실제로 인간은 잘못을 저질렀다. 자유로이 죄를 지은 것이다. 인간은 하느님의 사랑의 계획을 거부하여 스스로 자기를 배신하고 죄의 노예가 되었다. 이 최초의 소외는 다른 많은 소외를 초래하였다. 시초부터 인류의 역사는 자유를 오용한 결과로 인간의 마음에 일어난 불행과 억압을 증언하고 있다.
  • 1740 자유에 대한 위협. 자유의 행사는 무엇이든 말하고 행할 권리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자유의 주체인 인간은 지상의 재화를 즐길 때 자신의 이익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목적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36) 는 주장은 잘못이다. 한편 자유를 정당하게 행사하는 데에 필요한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분야의 조건들이 너무도 자주 무시되고 침해되고 있다. 이러한 맹목적이고 불의한 상황들은 도덕적 삶을 짓누르며, 사랑을 어기고 죄를 짓도록 강자와 약자를 모두 유혹한다. 인간은 윤리적 규범에서 벗어남으로써 자신의 자유를 손상시키고, 자신을 속박하며, 이웃에 대한 우애를 파괴하고, 하느님의 진리를 거역하게 된다.
  • 1741 자유와 구원.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영광스러운 십자가로 모든 인간의 구원을 성취하셨다. 그분은 인류를 노예로 만든 죄에서 사람들을 구원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갈라 5,1).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진리”와(37) 일치한다. 우리는 성령을 받았고, 바오로 사도가 말하듯이 “주님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다”(2코린 3,17). 이미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의 자유”를(38) 누린다.
  • 1742 자유와 은총. 우리의 자유가 하느님께서 인간의 마음에 넣어 주신 진리와 선을 분별하는 능력과 맞을 때, 그리스도의 은총은 우리의 자유와 전혀 배치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도인들의 체험으로는 특히 기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은총의 작용에 온순히 따르면 따를수록, 시련 가운데 또 외적 억압과 속박 앞에서 우리의 내적 자유와 확신은 더욱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은총의 작용으로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영적 자유를 가르쳐 주시어 교회와 세상 안에서 당신 일의 자유로운 협력자가 되게 하신다.
  • 전능하시고 자비로우신 주 하느님, 하느님께 나아가는 데에 해로운 모든 것을 멀리 물리쳐 주시어 저희 몸과 마음을 평온하게 하시고 자유로이 주님의 뜻을 따르게 하소서.(39)
  • 간추림
  • 1743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제 의지의 손에 내맡기시기를”(집회 15,14) 원하셨고, 창조주를 자유로이 따름으로써 완전한 행복에 이르기를 바라신다.(40)
  • 1744 자유는 행하거나 행하지 않는 능력이며, 따라서 스스로 의도하여 행동하는 능력이다. 자유는 최고선이신 하느님을 향할 때 그 행위의 완전함에 이른다.
  • 1745 자유는 인간 행위의 고유한 특징이다. 자유는 인간에게 자신이 행하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운다. 숙고한 후의 행위는 그 자신의 것이다.
  • 1746 무지, 폭력, 공포나 그 밖의 정신적 또는 사회적 요인들은 어떤 행위에 대한 인책성이나 책임을 줄이거나 없앨 수도 있다.
  • 1747 자유를 행사할 권리는 인간의 존엄성과 분리할 수 없는 것이며 도덕적, 종교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그러하다. 그러나 자유의 행사에는 무엇이든지 행하고 말할 거짓 권리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 1748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유롭게 하시려고 해방시켜 주셨습니다”(갈라 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