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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께서는 성인들 가운데서 찬미를 받으시며 그들의 공로를 갚아 주시어 주님의 은총을 빛내시나이다.63)
  • 2006 일반적으로, ‘공로’(meritum)라는 말은 공동체나 사회가 그 구성원의 행실에 대해 마땅히 주는 보상을 가리킨다. 그것이 선행일 때는 상이 주어지고, 악행일 때는 벌이 주어진다. 공로는 정의의 덕과 관계되며 정의의 원리인 공평에 상응하는 것이다.
  • 2007 엄밀히 말해서, 하느님 앞에서 공로를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의 창조주께 받았기 때문에, 그분과 우리 사이의 차이는 이루 헤아릴 길이 없다.
  • 2008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하느님에 대한 인간의 공로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 은총에 협력하도록 자유로이 안배하셨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하느님의 어버이다운 활동은 인간을 감도하심으로써 시작되며, 반면에 협력을 통한 인간의 자유로운 행실은 그 뒤를 잇는 것이다. 따라서 선행의 공로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은총으로 돌려야 하고, 그다음으로 신앙인에게 돌려야 한다. 실제로 인간의 공로 자체도 당연히 하느님께 돌려 드려야 하는데, 인간의 선행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주도와 도움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 2009 하느님의 본성에 참여시켜 주는 은총으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에게, 하느님께서는 거저 베푸시는 의로움의 결과로 참된 공로를 베풀어 주실 수도 있다. 바로 이것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하고, “영원한 생명의 약속된 유산”을(64) 받게 하는 은총에 의한 권리, 사랑의 완전한 권리이다. 우리 선행의 공로는 하느님 선의의 선물이다.(65) “먼저 은총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마땅히 드려야 할 것을 드려야 합니다.……공로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입니다.”(66)
  • 2010 은총의 영역에서는 하느님께서 주도권을 행사하신다. 그러므로 회개와 용서와 의화의 기원이 되는 최초의 은총을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초의 은총을 받은 뒤 우리는 성령과 사랑의 인도를 받아, 우리 자신과 다른 이들을 위해, 우리의 성화를 위해, 은총과 사랑의 성장을 위해, 나아가 영원한 생명을 위해 필요한 은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공로를 세울 수 있다. 지혜로우신 하느님의 뜻에 맞는 것이라면, 우리는 건강이나 우정과 같은 현세적 선익까지도 받게 하는 공로가 되는 일을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은총과 선익은 그리스도인이 기도로써 청하는 것들이다. 기도는 공로가 되는 행실에 필요한 은총을 얻게 해 준다.
  • 2011 그리스도의 사랑은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세우는 모든 공로의 원천이 된다. 은총은 적극적인 사랑으로 우리를 그리스도와 결합시킴으로써 우리 행위에 초자연적 성격을 부여하여 결과적으로 하느님과 인간들 앞에서 공로가 되게 해 준다. 성인들은 항상 그들의 공로가 순수한 은총이라는 사실을 생생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 세상의 귀양살이가 끝난 다음,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 주님을 누리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하늘 나라를 위한 공로를 쌓기를 바라지 않고, 주님의 사랑만을 위해 힘쓰기를 바랍니다.……이 생명이 끝 날 때, 저는 빈손으로 주님 앞에 서겠습니다. 저는 주님께 제 업적을 헤아려 주시기를 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희의 모든 의로움도 하느님께서 보시기에는 흠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주님께서 바로 그 주님의 의로움으로 저를 꾸며 주시어, 주님의 사랑으로부터 주님을 영원히 소유하기를 원합니다.(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