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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복음/말씀 > 복음생각/생활
2025.09.2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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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극복하는 이에게 중독은 없다
청년들을 위한 생명 지킴 안내서(38)
제9장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하여

전개 2. 중독 이해하기(5)


마지막으로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신앙으로 중독의 원인 가운데 하나인 불안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불안은 믿을 수 없는 마음 때문에 생깁니다. 아무도 믿을 수 없어서 불안하고, 그래서 자신의 힘만 믿고 자신의 지식에 의지하게 됩니다. 어떤 사람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 ‘일 중독’이 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까 봐 불안해서 자꾸 그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려고 하다 보니 그 상대방이 못 견디고 떠나게 하기도 합니다. 불안을 이겨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키우는 것입니다. 부족한 나를 채워 주시는 하느님,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체험은 내 삶에 평화와 기쁨을 줍니다. 중독은 하느님 대신 자기 자신을 섬기는 것이고, 하느님이 아닌 자기 자신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삶의 주도권을 내가 쥐고 있으려고 하는 이상 많은 고민과 걱정과 불안도 함께 지고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사랑받을 때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고, 사랑하면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다시 발견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관계 안에서 상처를 받고 사랑으로부터 멀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 줄 다른 무언가를 찾다가 어떤 물질·행위·관계를 통하여 일시적·부분적으로 충족되는 경험을 하고, 이 충족된 좋은 느낌을 계속 찾다 보면 점점 더 그것에 빠져들게 됩니다. 중독의 굴레에서 빠져나오는 길은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는 일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일을 통해서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고, 그 사랑 안에 사는 순간 인간은 이미 구원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함께 나누어 봅시다

어떤 물질이나 행위에 중독되었거나 중독 수준의 집착을 보인 적이 있습니까? 만약 그렇다면 내 삶의 자세나 태도에서 중독의 원인이 될 만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5



덧붙이는 묵상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코너에 사연이 소개된 뒤 곡민군의 어머니 티린씨가 본지에 전해온 감사 편지.


‘믿을 것은 나 자신밖에 없다.’ 냉정한 사회에서 이리저리 치이고 데이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언제나 내 편일 순 없고, 나와 맞지 않는다고 여겨질 때도 많습니다. 다양한 이가 뭉쳐 사는 인간 사회에서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상대는 내가 아니고, 그렇기에 나를 100 이해하기란 어렵습니다. 나 자신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타인이 나를 온전히 받아들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지요.

그러나 의지할 곳을 ‘나’라는 존재로 한정해 좁히다 보면, 인간은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한한 인간 존재는 나약하고 완전하지 못하며, 나 또한 그런 존재라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키워 더욱 의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하느님께 그 부족한 부분을 내맡길 때, 우리는 보다 겸손해지고 내가 처한 환경도 받아들이게 됩니다. 덤덤히 현재를 받아들이다 보면 처음엔 미약하지만, 점차 앞으로 나아갈 힘도 얻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죄를 짊어지시고, 십자가에 매달렸습니다. 부족한 인간 존재를 완전하게 만드는 것은 그러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 사랑은 눈에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않지만,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랑으로 이뤄지는 놀라운 현상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교회에서 흔히 ‘사랑의 기적’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에서도 매주 사랑의 기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랑 나눔 기획 보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코너를 통해서입니다. 이 코너를 통해 많은 독자가 이웃이 처한 어려움에 귀 기울이고, 손을 내밀어 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사랑을 체험한 이들은 다시 희망을 얻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살아갑니다. 그렇게 우리는 부족하지만 완전함을 향할 수 있습니다. 불안하고 다시 믿음이 약해지는 인간에게 반드시 사랑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첫돌을 맞아 마련한 케이크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곡민군.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