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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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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건너 마을 ''성심원'' 개원 65주년 맞아
한센인 공동체, 마을과 연결된 다리에 예수성심상 축복

남들과 외모가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격리된 채 살아야만 했던 한센인들. 작은형제회가 운영하는 산청 성심원은 한센인들을 강 건너로 모아 형성한 마을이다. 어느덧 개원 65주년을 맞은 성심원이 6~7일 경상남도 산청군 산청읍 산청대로1381번길 17 현지에서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어울림 축제’를 개최했다.

 




성심원 전경. 성심원 제공








축제 주제는 ‘마을공동체 그리고 사람살이’. 한때 성심원 한센인은 500명이 넘었지만, 오늘날 대부분 선종했다. 남은 이들도 대부분 80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현재 중증장애인시설과 재가노인센터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 성심원은 더 많은 지역 주민과 어울리고, 지역 사회에 스며들어 함께 살아가는 마을공동체로 거듭나고자 축제를 기획했다. 이번 축제는 성심원이 지역 마을의 공동체로서 신원을 다시금 알리는 자리였다.



6일 대구가톨릭합창단의 평화를 전구하는 공연과 1980년부터 성심원에서 한센인과 함께 살아온 유의배 신부가 애창곡 ‘타향살이’를 노래하며 축제의 막이 올랐다. 성심원 개원 기념일인 7일에는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유덕현(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아빠스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지역 내 마을공동체 방향 모색을 위한 특별 세미나도 개최했다. 이어 그룹 동물원 등이 출연한 성대한 음악회로 마무리했다. 전시를 위해 성심원 역사관의 문도 활짝 열었다.




7일 열린 성심원 '어울림 축제'에 참가한 성심원과 인연을 맺었던 한센인들이 과거 사진을 둘러보고 있다. 성심원 제공






10살 무렵 성심원에 들어와 3년간 생활했다는 경남 거창에서 온 로사씨는 “전시된 옛 사진 속에서 당시 이웃과 허물없이 즐겁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며 “사회에 차별받고 무시당했던 응어리가 풀리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행사 후 참가자들은 세상과 성심원을 이어주는 소통의 다리 ‘성심교’ 앞에 새로 세워진 예수성심상을 제막하고 축복했다. 성심원은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공존의 장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성심원 내 남는 공간을 의료사회복지 협동조합에 무상으로 임대했고, 한의원도 개원했다. 덕분에 지역 버스도 성심원까지 운영하기 시작했다. 문화예술 마을로 탈바꿈하기 위해 화덕피자 카페와 공터에 파크 골프장도 조성하고 있다.



성심원 원장 엄삼용(작은형제회) 수사는 “성심원이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고 발전시킬 토대를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이번 축제는 큰 의미가 있다”며 “장애·비장애인이 함께 신명 나게 거주하는 성심원 마을공동체가 되도록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후원 문의 : 055-973-6966, 산청 성심원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