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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해외교회 > 해외교회
2024.07.0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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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마약 거래는 살인행위”…회개 위한 기도 당부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약 거래자들을 살인자들(Murderers)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교황은 6월 26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알현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중독자들을 사려 깊게 돌보아야 한다"면서 "무기력한 사람들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거래자들은 살인자들로 그들에게는 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일반알현에서 성령에 관한 교리 설명을 하던 중 화제를 돌려 6월 26일 세계 마약 퇴치의 날(World Day Against Drug Abuse and Illicit Trafficking)에 대해 언급하며 "마약은 누가 손을 대든 모든 공동체를 피폐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마약은 인간의 힘과 도덕적 감수성을 약화시키고, 가치 있는 원칙들을 파괴하며, 보다 좋은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살고자 하는 의지를 무너뜨린다"고 했던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어 "모든 마약 중독자들은 저마다 서로 다른 개인적인 사연이 있다"면서 "가능한 이런 사연들을 듣고 이해하며 동정해야 하고, 최대한의 치유 활동으로 마약으로부터 정화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마약 판매상과 공급상들의 악마적인 의도와 행동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그들은 살인자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엔이 1987년에 제정한 국제 기념일인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은 매년 6월 26일 전 세계에서 지켜지고 있다. 올해 주제는 증거는 명확하다: 예방에 투자하자(The evidence is clear: Invest in prevention)이다.


교황은 마약에 대한 의존 현상을 줄이는 수단이 된다는 이유로 마약 사용에 대한 법적 규제를 완화하는 일부 국가들의 조치를 환상(a fantasy)이라고 규정한 뒤 "이미 몇몇 나라에서는 보다 자유로운 마약 정책을 시행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계속해 "너무나 많은 마약 중독자와 그들의 가족이 겪은 비극적 이야기를 알고 있기 때문에 마약 생산과 거래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확신한다"면서 "얼마나 많은 마약 거래상들이 오직 돈과 권력의 논리에 이끌려 죽음의 약인 마약을 거래하고 있는가?"라고 한탄했다.


교황은 마약 거래를 재앙(scourge)이라고 칭하면서 "마약은 폭력을 낳고, 고통과 죽음의 씨를 뿌리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용기 있게 마약에 맞서 함께 싸워야 한다"며 "예수님께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셨던 것처럼 우리 역시 마약의 굴레에 빠져든, 외롭고 고통스런 사람들에게 허리를 구부리고 그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설 것을 요청받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올해 세계 마약 퇴치의 날 주제에 공감을 표하면서 "마약 남용과 거래를 막는 데는 예방이 우선돼야 하고, 사회정의를 증진하는 가운데 젊은이들에게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를 교육하고 곤경에 처한 이들과 동반한다면 마약을 근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교회가 운영하는 다양한 중독 회복 센터를 찾아갔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중독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제와 수도자, 평신도들의 희망적인 증언들도 들려줬다.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들에게 연설을 마치며 "젊은이들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범죄자들, 살인자들을 위해, 그들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