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을사(乙巳)년이며 푸른 뱀의 해입니다. 성경 안에서 뱀은 여러 번 등장하지만 특히 예수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 중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면서 마치 양을 이리떼 가운데 보내는 것 같다고 염려하시며 하신 구절이 있습니다. “너희는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마태 10,16)
우리는 뱀과 비둘기라는 자못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가 주는 이미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하루가 다르게 많은 변화와 도전들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순수함의 상징인 비둘기 같은 영을 지니면서도 때와 상황에 따라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자기를 변화시켜 나가는 현명한 생활을 하라는 말씀으로 들립니다. 2025년에도 균형 잡힌 삶을 잘 살아내라는 주님의 사랑 깊은 인생 조언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론적으로는 알아들을 것 같은 이 말씀이 우리 삶의 현장에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렵기만 합니다.
2021년부터 3년여 간 교회 지도자들은 한데 모여 지혜로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토론하며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이것은 시노드적 방법입니다. 시노드는 오늘날 개인주의 강화와 다원주의라는 시대성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고립된 개인의 폐쇄적 울타리를 넘어 공동체적 관심과 친교로 초대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다양성’의 토대 위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조하고, ‘관계’와 ‘유대’라는 키워드를 중요시합니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이런 시노드적 교회 생활 방식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단절된 사회와 개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는 단절되고 고립된 개인과 단체, 그리고 사회를 연결해내는 다리입니다. 특히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해야 한다는 구원자 예수님의 의지를 구현하는 가장 효과적이고 중요한 도구라고 자부합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다른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힘들고 어려운 곳은 어디인지, 빛이 필요한 어두운 곳은 어디이며 소금이 있어야 하는 썩고 음습한 곳은 어디인지 찾아내고 알리며 도움을 주고 협력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자기 중심의 태도와 편 가르고 분노를 일으키는 집단 무의식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별하고 냉소적이며 서로를 증오하는 어둠의 힘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이 썩어가고 더러워질수록 사람들은 하느님께서 본래 주신 ‘보시니 좋더라’는 세상을 그리워하고 소망합니다. 그래서 복음과 영성이 필요하고 기도의 힘과 사랑의 가치가 더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이럴 때 더욱 가치 를 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노래와 시 하나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사이먼과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와 에밀리 엘리자베스 디킨슨의 ‘내가 만일’이란 시입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사랑의 행동, 도움의 손길, 그리고 힘든 이를 향한 위로의 한마디가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어딘가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사이먼과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 바로가기 링크
사이먼과 가펑클의 ‘험한 세상의 다리’ QR
▶ 에밀리 엘리자베스 디킨슨의 ‘내가 만일’ 바로가기 링크
에밀리 엘리자베스 디킨슨의 ‘내가 만일’ QR
저희가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매주 전달되는 신문의 글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를 타고 날아가는 라디오 안에서, 그리고 TV 영상과 모바일 cpbc+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는 사랑·복음·생명의 가치를 외치고, 주님이 주신 구원 사명을 세상 끝날까지 전할 것입니다. 2025년 한 해도 주님이 주시는 은총과 평화 안에서 하루하루 감사하며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