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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1인당 와인 소비량 세계 1위
와인 전량 수입하는 바티칸, 1인당 소비량은 프랑스의 2배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의 1인당 와인(포도주) 소비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 한 송이 나지 않는 이 나라의 와인 사랑은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소비량을 아득히 뛰어넘는다. 이는 모든 이가 알고 있듯 바티칸이 가톨릭교회의 본산인 점과 무관하지 않다.
세계 통합 무역 솔루션(WITS)에 따르면, 2019년 바티칸에서만 와인 약 6만 3214리터가 소비됐다. 바티칸 인구는 약 800명으로 추산되는데, 1인당 와인 소비량이 연평균 79리터로 99병에 이르는 셈이다. 이 수치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1인당 소비량의 2배에 달한다. 특히 바티칸은 포도 한 송이 나지 않는 나라인 만큼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한다. 총 6만 3163리터(99.9)가 수입됐다. 총 수입액은 34만 달러(약 4억 9800만 원)다. 1인당 한 해 와인에 430달러(약 62만 원)를 지출하는 셈이다.
2019년 이탈리아산 와인이 96.3가 유통됐으며 오스트리아산이 그 뒤를 잇는다. 이 중 67가 거품이 없는 스틸 와인이고 나머지 33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스파클링 와인은 전량 이탈리아에서 수입된다.

이탈리아산 와인이 많이 소비되는 이유는 1929년 체결된 라테라노 조약 때문이다. 이탈리아 영토에서 가톨릭교회의 교권이 인정되지만 바티칸이 이탈리아에 과세 등 혜택을 주는 조항에서 비롯됐다. 이에 바티칸에서의 이탈리아산 와인은 면세된다.
다만 바티칸 1인당 와인 소비량이 가장 많은 이유는 통계적 착시에서 비롯됐다. 시민권을 가진 이들은 800명에 불과하지만 바티칸은 수많은 이가 거처하고 순례하는 곳이다. 수많은 성직자와 직원, 스위스 근위대, 순례자들이 와인 소비에 기여한다. 무엇보다 미사 성찬 전례에 쓰이며 교황청이 주관하는 미사를 겸한 대형 행사 때엔 많은 양의 와인이 쓰인다.
와인은 가톨릭교회에 큰 의미를 지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22년 6월 5일 삼종기도에서 “포도주는 잔치의 표징, 신랑의 기쁨의 표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빵은 우리의 일상 음식”이라며 “예수님께서 당신의 피와 살을 내어주는 헌신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표하신다”고 말했다.
한편 바티칸 시국은 와인을 전량 수입하는 만큼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미 교황의 여름 휴양지인 카스텔 간돌포에 포도밭 2헥타르(2만㎡)를 매입했다. 이곳이 바티칸 영토에 속하지는 않지만, 해당 농지에서 생산되는 와인에는 바티칸 상표가 붙어 유통될 방침이다. 내년부터 바티칸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