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정순택 대주교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평생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하신 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애도 메시지 발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는 현지시각 21일 오전 7시 35분 향년 88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애도하며 메시지를 발표했다.정 대주교는 “오늘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 소식을 전하며 깊은 슬픔 속에서 함께 기도한다”며 “평생 복음과 사랑을 실천하신 교황님께서 이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황님께서는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신 이후, 신앙과 사랑의 길을 몸소 실천하며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을 주셨다”며 “특히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셨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와의 깊은 인연을 회상한 정 대주교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 청년대회를 앞두고, 교황님께서 청년들에게 남기신 사랑과 격려의 말씀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더욱 깊이 살아 숨 쉬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제 우리는 그분을 떠나보내지만,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어가야 한다”며 “교황님께서 평생 신자들에게 부탁하셨던 말씀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를 기억한다”고 애도했다.
<다음은 애도 메시지 전문>
“자비로우신 하느님, 주님께서 사랑하신 종, 교황 프란치스코가 영원한 기쁨을 얻게 하소서.”
오늘 우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선종 소식을 전하며 깊은 슬픔 속에서 함께 기도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주님 부활의 빛 안에서 그분께서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셨음을 믿으며 희망을 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2025년 4월 21일 오전 7시 35분 (한국 시각 오후 2시 35분), 향년 88세로 주님의 품에 안기셨습니다. 평생 복음과 사랑을 실천하신 교황님께서 이제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신 이후, 신앙과 사랑의 길을 몸소 실천하며 우리 모두에게 깊은 영적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교회를 ‘야전병원’에 비유하시며 고통받는 이들에게 다가가기를 강조하셨고, 사목 표어인 ‘자비로이 부르시니(Miserando atque eligendo)’를 따라 하느님의 자비를 삶으로 증거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신앙의 본질로서 예수 그리스도와의 인격적 만남을 깊이 강조하셨습니다. 첫 번째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서 “예수님을 만난 이들은 기쁨으로 충만해집니다.”라고 말씀하시며, 우리 모두가 복음의 기쁨을 체험하도록 초대하셨습니다. 더불어 늘 “용기를 가지고 앞으로!(Coraggio avanti!)”라고 격려하시며,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셨습니다.
특히,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교황으로 선출되신 후 첫 사목 방문지로 람페두사를 택하시어 난민들과 함께하시며, 자비와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성 목요일 첫 세족례를 소년원에서 주례하시며 주님의 사랑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또한, 창조 질서의 보호를 위해 『찬미받으소서 (Laudato sí)』를 반포하시어 우리가 살아가는 공동의 집, 지구를 보살피는 일의 중요성도 일깨워 주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한국 교회와도 깊은 인연을 맺어 오셨습니다. 2014년 방한 당시, 한국 교회의 순교자들을 위해 로마 밖에서는 처음으로 시복식을 집전하시고, 아시아 청년대회에서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셨습니다. “젊은이는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오늘의 교회입니다.”라는 말씀은 오늘날에도 우리 청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2027년 서울에서 열릴 세계 청년대회를 앞두고, 교황님께서 청년들에게 남기신 사랑과 격려의 말씀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더욱 깊이 살아 숨 쉬길 희망합니다.
아울러 교황님께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시며, 우리에게도 평화의 길을 걸어가기를 당부하셨습니다. 이러한 염원을 담아, 지난 2024년 11월 세계 청년대회(WYD) 십자가 전달식에서, 교황님께서는 한국을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뜻을 직접 표현하시기도 했습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교황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믿음으로 응답합시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복음의 기쁨과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분을 떠나보내지만,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이어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교황님께서 평생 신자들에게 부탁하셨던 말씀을 기억합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 모두 마음을 모아 기도합시다.
“자비로우신 하느님, 거룩한 교회의 목자 주님의 일꾼 교황 프란치스코가 올바른 말과 모범으로 양 떼를 보살피다가 세상을 떠났으니 마침내 영원한 생명에 이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