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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2025.06.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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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과 기도의 삶 마치고 아버지 품에 안겨
제3대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선종
5월 3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 주례로 거행된 유수일 주교의 장례미사 중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장 김상욱 신부가 고별식을 진행하고 있다.


가난과 겸손의 삶으로 교회에 헌신
군종교구와 작은형제회 발전 이끌어
주교단·작은형제회 사제·수도자 등
45년간 양떼와 함께했던 목자 배웅


제3대 군종교구장으로 군 복음화에 힘쓰고 사부 성 프란치스코를 따라 가난과 겸손의 삶으로 교회를 위해 헌신한 작은형제회 수도자였던 유수일 주교가 5월 28일 오후 1시 16분 선종했다. 향년 80세.

군종교구와 작은형제회 발전을 이끌었던 유 주교의 장례미사는 5월 30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에서 한국 주교단과 작은형제회 사제·수도자, 신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거행됐다. 미사에 참여한 신자들은 45년간 하느님 따르는 목자로 양 떼들과 함께했던 유 주교를 추모하며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유 주교님은 수도자로서 가난을 몸소 사셨고 늘 기도하는 모범을 보여주셨다”며 “한국 교회 군종교구 설립 이후 앞선 두 교구장 주교님이 기틀을 닦아놓으셨다면 유 주교님께서는 영적인 심화를 이루셨다”고 기렸다. 그러면서 “지상 삶을 복되게 마치고 천상에 드는 것은 현세에서 신앙의 삶을 충실히 산 이들에 대한 하느님의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며 “천상에서 부활의 삶을 누리시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194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유 주교는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후 1973년 작은형제회에 입회했다. 1976년 첫 서원, 1979년 종신 서원을 하고 1980년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내 영혼 하느님을 그리나이다’(시편 42,2)를 수품 성구로 사제품을 받은 후 수원교구 세류동본당 보좌·마산교구 칠암동본당 주임을 지냈다. 이어 정동수도원장, 명도원장, 수도자신학원 원장,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장과 한국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작은형제회 동아시아협의회 회장, 작은형제회 로마 총평의원 등을 역임하며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었다.

유 주교는 2010년 9월 15일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대성당에서 제3대 군종교구장에 착좌한 후 10년 6개월여간 군 복음화를 위해 헌신했다. 유 주교는 방패 밑에 뒤집어 놓은 방탄모를 주교 문장에 넣었다. 이는 지상의 모든 생명을 구원하기 위해 홍수에 대비하고 있는 강한 ‘군종 방주’를 의미했다. 유 주교는 이러한 신념으로 국내외 군 사목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어디든 달려가 평화를 위해 애쓰는 이들을 격려하고 필요한 것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특히 ‘끊임없이 기도하며’(1테살 5,17)라는 사목 표어 아래 군종교구장으로 봉직하는 동안 일관되게 성경 말씀을 중심에 둔 신앙,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구세주로 받아들이는 삼위일체 신앙을 강조해왔다. 2014년 콜럼버스기사단을 한국에 처음 소개하고, 이후 한국 콜럼버스기사단 영성 담당 사제로도 사목했다. 2021년 4월 9일 제4대 군종교구장 서상범 주교에게 자리를 넘기고 물러났다.

유 주교는 장례미사에서 작은형제회 한국관구장 김상욱 신부 주례 고별식 후 천안 성거산 작은형제회 관구 묘지에 안장됐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
박민규 기자 mk@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