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대 군종교구장 유수일(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주교가 5월 28일 선종했다. 이틀 동안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 마련된 빈소에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슬픔을 달래며 고인의 생전 모습을 돌아보는 조문객들이 줄을 이어 그가 얼마나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유수일 주교는 1945년 논산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작은형제회에 입회했다. 사제품을 받은 후에는 수원교구와 마산교구 등에서 사목활동을 했고 미국 유학 뒤 작은형제회 한국 관구장과 로마 본부 총평의원을 지냈다.
유 주교는 군종교구장으로 임명된 2010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군종교구 식구 모두를 똑같은 형제자매로 대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다짐대로 유 주교는 항상 성경 말씀에 바탕을 둔 신앙을 강조하고, 모든 이가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알고 고백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그는 특히 군 복음화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군사목을 지원하는 군종후원회를 활성화하고 직접 장병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청년들이 군 생활을 할 때 예수님을 만날 기회를 주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에 가능한 많은 청년이 세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유 주교를 곁에서 지켜본 이들은 한결같이 겸손하고 정이 넘치는 다정다감한 모습에 깊은 감화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 소박하고 따뜻한 모습을 이제 볼 수 없음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가 남긴 뜻을 우리 모두가 간직할 것을 다짐하며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