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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사설/칼럼
2025.06.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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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오 평화칼럼] AI 시대,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김태오 신부(마리아수도회, 목포가톨릭대 교수)

AI(인공지능)는 혁신적인 신기술이다. AI는 세상을 초지능·초연결 사회로 이끈다. 대부분 사람은 이제 AI 시대에 살고 있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2024년도 AI 관련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0 이상이 AI에 높은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인공지능 발전을 체감하며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AI 사용 경험이 있는 대부분 사람은 AI가 ‘나의 삶과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AI 신기술은 이전 산업혁명에서 신기술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회구조를 변화시킬 것이다. 직업군이 바뀌고 노동환경이 변화되고, 복지·의료·교육·예술·문화 서비스 등 구조변화를 초래할 것임이 자명하다. 돌이켜보면 AI가 처음 우리 사회에 닻을 내리기 시작한 2010년도에는 AI의 사회적 파급력과 그 범위를 놓고 크고 작은 논쟁이 많았다. 지금은 그러한 논쟁이 종식됐다. 최근 AI가 챗봇·창작예술·교육·경제·의학 데이터 분석 등 사회 전반의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하고, 그 파급력은 이미 전 세계에서 확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 가톨릭교회와 지역 교회로서 한국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 AI 신기술을 교회가 수용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교회는 신앙의 본질을 지키며 시대 변화에 지혜롭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는가? AI 신기술을 맞이해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가?

교회는 AI 신기술의 파괴력을 일찍이 예측했다. 2017년 교황청 문화평의회 총회(‘인류의 미래’ 주제)를 기점으로 첨단과학기술의 위협에 대비한 역할을 계속 숙고하고 있다. 이제 숙고의 단계를 넘어 신기술을 활용한 변화와 수용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최근 AI 발전 속도를 볼 때, 교회 행정·재정과 전례·기도·교육·영성·사목·선교활동 등 전반에서 곧 파급효과를 드러낼 것이다. 그 파급력은 첨단 AI 기술 특성상 예측불허다.

AI 시대 교회가 가장 먼저 꺼내야 할 카드로 ‘AI 리터러시(AI Literacy)’, 즉 AI 문해력을 제언한다. 이는 전문적인 능력을 요구함이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본역량이며, AI 시대 모든 사람이 갖춰야 할 옷차림과 같다. 만약 그리스도인이 기본적 지식이나 사고 없이 AI 서비스를 이용하고 의존하게 된다면, 신앙에 매우 위협적일 수 있는 AI의 통제 아래 놓이기 십상이다. AI 신기술이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는 선(善)이 돼야 하겠지만, 오남용과 악용 시 여러 부작용을 낳는 악(惡)이 될 수 있음을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AI 리터러시는 AI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능력을 넘어 작동원리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이다. 나아가 AI를 윤리적으로 활용하고 올바르게 판단하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정부·기업·교회 등 모든 기관은 상호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형성해 AI 발전에 따른 정책·법률과 윤리적 문제 등을 해결하고, 동시에 국민의 AI 리터러시를 높이는 교육과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AI 시대 우리 교회가 신자와 사목자의 AI 리터러시 향상을 주요과제로 삼았으면 한다. 교회는 신앙의 본질을 지키면서 AI에 대응하고, AI 기술을 교회와 신앙의 맥락에서 함께 관심을 갖고 수용해야 한다. AI 기술과 기능을 공동 연구하고 함께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로 그러한 과정이 그리스도인 AI 리터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