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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주교회의 > 교구종합
2025.06.04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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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선조의 희망, 젊은이 삶의 나침반 되길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염수정 추기경(가운데)과 정순택 대주교(오른쪽)·구요비 주교가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순교자 현양탑에 헌화한 뒤 기도하고 있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미사가 5월 29일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홀에서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거행됐다. 시복 11주년을 맞아 124위 복자 기념일 봉헌된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과 총대리 겸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 구요비 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이곳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는 한국 성인 103위 중 44위, 복자 124위 중 27위가 순교한 조선 왕조 공식 처형장이다. 단일 성지로는 가장 많은 성인과 복자를 배출한 뜻 깊은 신앙의 증거 터”라며 “순교자들이 보여준 용기와 희생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신앙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된다”고 강조했다.

정 대주교는 2014년 8월 16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서울 광화문광장 124위 시복 미사 강론을 인용, “순교자들의 유산은 선의를 지닌 모든 형제자매가 더욱 정의롭고 자유로우며 화해를 이루는 사회를 위해 서로 화합하며 일하도록 영감을 불어넣는다”며 “신앙 선조들이 보여준 희망의 결단과 용기 그리고 하느님을 향한 그 사랑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미래 우리 젊은이들에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올해 미사에는 순교자 후손 11명이 동참해 더욱 뜻깊었다. 한국 교회 첫 순교자인 복자 윤지충(바오로)과 하느님의 종 권일신(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그리고 1801년 신유박해로 순교한 복자 정약종(아우구스티노)과 한국인 첫 영세자 하느님의 종 이승훈(베드로) 후손이다. 정약종 복자와 이승훈은 이곳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목숨으로 신앙을 증거했다. 아울러 최성훈(서울 행당동본당 보좌) 신부 등 올해 서품된 새 사제 8명도 미사를 집전했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는 이날로 축성·봉헌 미사 6주년을 맞기도 했다. 성지 조성을 주관하고 2019년 5월 29일 당시 서울대교구장으로 축성·봉헌 미사를 주례한 염 추기경은 이날 “순교자들이 하나가 돼 신앙을 증거한 우리 한국 교회가 자랑스럽다”며 “그러니 기죽지 말고 어려움을 딛고 복음대로 살아가자”고 격려했다.

미사에 앞서 주교단은 2014년 8월 당시의 프란치스코 교황 행보를 이어 성지 순교자 현양탑에 헌화하고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때 현양탑에서 기도한 뒤 광화문으로 이동, 124위 시복 미사를 거행했다. 조선 시대 관청이 모여있던 광화문부터 처형장인 서소문 밖 네거리까지, 순교자들이 죽임당한 길을 거슬러 올라가며 죄인으로서 삶을 마친 그들의 신원을 복원하는 의미였다. 이후 서울대교구는 매년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5월 29일)마다 서소문성지에서 미사를 봉헌해왔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