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해외교회 > 세계교회

성범죄 이력 사제 사무처장 임명 철회, 프랑스 툴루즈대교구 사과 성명 발표

프랑스 교회 툴루즈대교구가 16일 성폭력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제의 교구 사무처장 임명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교구장 기 드 키리멜 대주교는 이날 성명에서 “주교들 사이 분열을 일으키지 않고, 찬성과 반대의 대치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 결정을 뒤집기로 했다”며 “새 교구 사무처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교구의 도미니크 스피나 신부는 1993년 16살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2006년 징역 5년 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교구 사무처장이 되면서 프랑스 주교회의는 11일 키리멜 대주교에게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프랑스 교회 주교들은 “교회법적으로나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리인 교구 사무처장에 스피나 신부를 임명하는 것은 오히려 교회의 상처를 다시 열고, 신자들로 하여금 의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며 “하느님 백성을 불안하게 만드는 조치”라고 우려했다.
주교들은 역사적으로 프랑스 교회 구성원들이 저지른 성적 학대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아픈 역사를 통해 이같은 사건의 피해자이자 남은 인생 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며 “이러한 변화는 우리 교회가 계속 나아갈 것을 결심하고, 길고도 힘든 회심의 작업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키리멜 대주교는 프랑스 주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레오폴드 비요키 신부를 교구의 새 사무처장으로 임명했다. 키리멜 대주교는 “제 결정이 의도치 않게 많은 이에게 성적 학대 피해자들에 대한 무시로 해석됐다”며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피나 신부의 임명이 형기를 마치고도 사회에서 완전히 소외되며 큰 시련을 겪는 다른 이들에게 희망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여겼다”며 “정의와 자비는 대립하지 않기에 이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