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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홍성본당, 민생지원금 나눔 마중물로
신자 30여 명, 받은 만큼 기부지역 외국인노동자 등에 전달

최근 받은 정부 지원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팔을 걷어붙인 신자들이 있다.
대전교구 홍성본당(주임 김동원 신부) 신자 30여 명은 7월 말께 인근 외국인노동자와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각자가 받은 민생회복지원금만큼의 금액을 기부했다. 액수로 400만 원가량이다.
홍성본당 인근에는 이주민 노동자가 많이 거주한다. 한우로 유명한 고장답게 축산업에 종사하거나 공장, 폐차장에서 일하는 이주민 노동자가 상당수 살고 있다. 하지만 국내 체류 외국인 265만 명 중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 난민인정자 등 소비쿠폰을 받을 수 있는 이는 35만 명에 불과한 만큼 홍성 내에서도 지원금 수령 해당 요건이 되지 않는 외국인이 많았다. 본당 신자들은 이들의 사정을 듣고 하나둘 기부의 뜻을 밝혔다.
본당 한 신자는 “코로나19 때부터 마스크 기부를 하면서 주변 외국인들을 알게 됐는데, 대부분이 이번 민생 지원금을 받지 못한 것을 알게 됐다”며 “본당에서 누가 먼저 시작했다기보다 소외된 계층에 받은 것을 나눠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면서 그에 상응하는 금액을 모으게 됐다”고 전했다.
신자들 가운데에는 정치적 이해관계나 종교, 우리 국민을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 속에 지원이 별로 내키지 않던 이들도 있었다. 이 신자는 “기부금을 받은 이들 중에는 무슬림도 있고, 수교를 맺지 않은 나라에서 온 이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여러 신자가 배경과 종교, 인종에 관계없이 순수하게 돕자는 데 뜻을 모아 동참해주셨고, 교회 공동체로서 해야 할 일을 하면서 민생회복의 취지도 더욱 살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9월 중 2차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계획을 내비친 상태다. 본당 신자들은 미혼부모 가정 등 대상을 더 넓혀 돕겠다는 계획이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