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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4 등록
무기를 내려놓을 때세상에 평화가 온다
레오 14세 교황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세계 각국의 군사비 증액 논리 비판

레오 14세 교황은 1일 ‘제59차 세계 평화의 날’을 맞아 담화를 발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화는 무기를 내려놓는 평화”라면서 “평화가 불가능하다고 여기기보다 평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알아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평화가 여러분 모두와 함께 : 무기를 내려놓으며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를 향하여’란 주제 담화에서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라는 주님 말씀은 그저 평화를 향한 바람이 아니라 이 인사를 받는 이들에게 참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고, 결과적으로 모든 현실에도 변화를 가져다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평화, 무기를 내려놓으며 무기를 내려놓게 하는 평화, 겸손하고 인내하는 평화”라면서 평화가 아무 조건 없이 우리를 사랑하는 하느님에게서 온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평화를 먼 이상으로 여길 때 우리는 평화가 부정되거나 심지어 평화라는 이름으로 전쟁이 일어나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다”고 염려했다. 사람들이 평화를 살고 지켜나가지 않을 때 “공격성이 퍼져 나가게 된다”면서 “많은 정부 지도자가 군비 증액을 거듭 촉구하고 그에 따른 선택을 내리는 것을 외부 위협에 대한 정당한 대응으로 제시하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전 세계 군비 지출이 증가하는 세태를 언급하며 “위기의식을 퍼뜨리고 무장 방어와 안보의 개념만 부추기는 조직적인 선동과 교육 프로그램을 방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이어 “선은 무기를 내려놓게 한다”면서 “고통받는 인류를 위하여 종교가 해야 하는 본질적인 역할은 생각과 말까지도 무기로 삼고자 하는 유혹이 날로 자라나지 않게 막아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남의 언어인 기도와 영성,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면서 “배려하며 생명을 살리는 사목적 창의성을 통해 평화가 그저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불안과 불신, 분쟁을 조장하는 현실에 대항하며 “시민 사화 안에서 자기 인식, 책임 있는 연대의 형태들, 비폭력적인 참여의 경험, 크고 작은 수준에서 회복적 정의의 실천을 북돋워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희망의 희년은 수많은 사람이 순례자로서 자신을 재발견하고 마음과 정신과 삶의 무장 해제를 내면에서부터 시작하도록 이끌어왔다”면서 평화가 희망의 희년이 맺는 열매 가운데 하나가 되기를 기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