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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03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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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알파고 10년, 새로운 사태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그러니까 2016년 3월 9일.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알파고의 첫 번째 바둑 대국이 이 9단의 패배로 끝납니다. 그러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의 승리를 달 착륙에 비유합니다. 옥토끼의 절구질 등 상상으로만 존재하던 달 세계가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으로 열린 것처럼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기계의 등장은 충격적이었고 놀라웠습니다.

알파고의 승리 이후 인공지능의 발전은 달 착륙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챗GPT 등 사람처럼 말하고 대답하는 대화형 인공지능의 등장은 인공지능과 사람 사이의 간격을 좁혔습니다.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하지 못하는 고민을 인공지능에게 털어놓았습니다. 그럼 인공지능은 시와 소설을 쓰거나 노래를 만들어 사람들을 위로했습니다. 사람들은 가족사진을 만화체로 바꾸어 달라고 부탁했고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을 보며 사람들은 즐거워했습니다.

이제 인공지능은 어디에든 있습니다. 텔레비전에도 냉장고에도 세탁기에도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에도 시계에도 안경에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출근한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번역한 해외 뉴스를 읽으며 일합니다. 나를 너무나 잘 아는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유튜브 동영상이나 쇼츠를 보며 사람들은 웃고 울고 있습니다. 이렇게 알파고 대국 이후 우리의 일상이 변화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년으로 충분했습니다.

물론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밝은 면만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어둠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시험 문제를 스스로 풀지 않고 인공지능 부정행위를 했습니다. 인공지능과 대화한 사람이 자살하기도 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가짜 뉴스는 사람들의 생각을 혼란에 빠트렸습니다. 인공지능으로 사라지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실업자들은 증가했습니다. 노동은 이제 사람의 몫이 아닌 인공지능의 몫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은 전쟁의 모습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인공지능이 있는 자폭드론이나 미사일은 스스로 날아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제 전투기 조종석에는 조종사가 아닌 인공지능이 앉아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공지능 신무기의 박람회장이었습니다. 미국이나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은 핵무기 개발처럼 자신들만이 강력한 인공지능을 가져야 한다며 약소국들의 인공지능 개발을 막았습니다. 그러기에 알파고 이후 10년. 오늘 인공지능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 우리의 선택이 인류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그리고 교회도 인공지능에 대한 윤리적 선택에 적극적으로 동참합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해 추기경단 회의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교회가 적극적으로 목소리 내주기를 주문했습니다. 교황은 증기기관의 등장으로 불안과 혼돈이 증가하던 세상에 교회가 목소리를 낸 회칙 ‘새로운 사태’를 꺼냅니다. 그때처럼 인공지능이 등장한 지금이 또 다른 ‘새로운 사태’라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우리에게는 사회교리가 있다며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에 교회가 앞장서자고 호소했습니다. 교회도 그리고 우리도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바른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알파고 10년, 새로운 사태>입니다. 인공지능 활용하는 인류에 지혜의 성령께서 오시기를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