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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1 등록
바다 건너 동아시아 교회 이은 성물
상해 제작 성상·서적, 한·일 전파 경로와 수용 양상 조명
한국·중국·일본 연구자들이 모여 19~20세기 동아시아 가톨릭 네트워크를 종교·미술사 측면에서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월 28일 일본 나가사키 현 히사카섬의 잠복 기리시탄(그리스도인) 자료관에서 열린 ‘상해에서 나가사키, 고토, 한국으로 건너간 성상·성화·제구·서적’ 국제 심포지엄이다. 16세기 예수회의 일본 선교 이후 히사카섬 일대에서 이어진 잠복 기리시탄의 역사와 유산을 보존·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자료관의 개관 7주년을 맞아 기획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중국 상해 토산만(土山灣) 공방에서 제작돼 한국과 일본으로 전파된 성상과 가톨릭 서적·성물의 이동 경로와 수용 양상을 비교 연구했다. 이를 통해 상해-나가사키-한국을 잇는 동아시아 교회 네트워크를 국제적 시야에서 다시 바라봤다. 토산만은 상해 서가회(명나라 말기 과학자이자 가톨릭 신자였던 서광계와 그 일가가 살던 곳) 지구의 촌락이다. 1864년 프랑스 예수회가 이곳에 보육원을 설립하고, 직업 훈련 공방과 인쇄소를 세워 1950년대까지 운영했다. 토산만에서 제작된 성물과 제구·서적은 당시 같은 프랑스 국적으로 한국과 일본 선교를 책임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에 의해 양국 교회에 유입됐다. 혹독한 박해가 끝난 뒤 재건에 힘쓴 한국 교회에 토산만의 성물은 시각적 복음화를 위한 가뭄의 단비였다.
이날 토산만 공방의 유산이 한국 교회에 어떻게 뿌리내렸는지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상해 토산만 국제협동연구’ 협력연구원으로 활동하는 한국교회사연구소 남소라(모니카) 책임연구원의 발표를 통해서다. 남 책임연구원은 전주교구 전동성당의 성상이나 나바위성당 촛대 등 한국 교회 내 토산만 공방 제작품을 소개했다. 앞서 그는 2월 23일 이화여자대학교 미술사학과에서 ‘19~20세기 초 한국의 성물 공예품’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남 책임연구원은 “현재 한국에서는 더는 사용하지 않는 성물 공예품이 교회·미술·문화사적 가치가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채 체계적 관리 부재로 훼손·방치되거나 임시방편적으로 복원되는 등 보존 사각지대가 확인된다”고 염려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실에서 성물의 참된 가치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해 힘쓸 것”이라며 “성물을 소장하는 각지에서 더 적극적으로 그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려 노력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학주 기자goldenmouth@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