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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2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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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부활(復活)''이란 단어 언제부터 사용했을까
17세기 기적 의미하는 ‘부생’(復生)에서 ‘부활’(復活)로
중국 베이징에 있는 예수회 선교사 마태오 리치(이마두) 신부상. OSV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고 사흗날에 죽은 이들 가운데서 되살아나셨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는 이를 ‘부활(復活)’이라는 한자어로 표현하고 있다. 이 ‘부활’이라는 말은 언제부터 사용됐으며, 이전엔 어떻게 묘사했을까?

‘부활’은 본래 그리스도교와 무관하게 「후한서(後漢書)」 등 중국 고대 문헌에서 이미 ‘다시 살아나다’라는 뜻으로 사용되던 말이었다. 16세기 말부터 중국 선교에 나선 예수회 선교사들에 의해 교리 용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현재 ‘부활(復活)’이 확인되는 가장 이른 용례 중 하나는 1616~1618년경 예수회 판토하(방적아) 신부와 디아스(양마낙) 신부가 공동저술한 「천주야소수난시말(天主耶?受難始末)」이다.

「천주야소수난시말」은 1610년경 판토하 신부가 쓴 「방자유전(龐子遺詮)」을 바탕으로 한 책이다. 그런데 「방자유전」에서는 ‘부활’ 대신 ‘부생(復生)’이라는 표현이 일관되게 등장한다. ‘부생’에서 ‘부활’로의 전환은 디아스 신부의 개입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부생’은 마태오 리치(이마두) 신부가 1603년 간행한 「천주실의(天主實義)」에서도 확인되는 용어다. 하지만 이때는 주님 부활을 가리키기보다는 죽은 이를 되살리시는 기적 등을 지칭하는 데 사용됐다. 당초 「천주실의」는 주님 부활을 직접 서술하지 않고, ‘33년 동안 널리 교화하시고 하늘로 올라가셨다’고 간략히 언급한다. 당시 유교 지식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 전략 속에서 의도적으로 절제한 결과로 보인다.

이보다 앞서 1584년 발간된 ‘최초의 한역 서학서’ 「신편서축국천주실록(新編西竺國天主實錄)」에는 주님 부활이 직접 묘사된다. 루지에리(나명견) 신부는 이 책에서 부활을 일정한 단어로 옮기지 않고, ‘혼이 육신과 결합하여(以魂湊合其身) 되살아나는 것(回生)’이라고 풀어썼다. 이 설명은 1637년 이후 발간된 개정판 「천주성교실록(天主聖敎實錄)」에서 ‘부활(復活)’로 대체된다.

중국보다 이른 16세기 중반, 예수회 선교사들이 진출한 일본에서는 부활을 ‘레스레이산(レスレイサン)’이라 불렀다. 이는 라틴어 Resurrectio(부활)에서 파생된 포르투갈어 Ressurreição의 음차다. ‘되살아나다’라는 뜻의 일본어 ‘蘇る(황천에서 돌아온다는 의미에서 유래)’가 지닌 토속 신앙적 개념과 혼동을 피하고자, 당시 아시아 선교를 주도하던 포르투갈어 단어를 그대로 차용한 것이다.

한편 예수회 선교사들이 중국에 도착하기 약 1000년 전 동아시아에 처음 그리스도교를 전파한 이들은 대진경교(大秦景敎, 이하 경교) 선교사들이었다. 과거 ‘네스토리우스파’라고도 불린 이들은 아람어의 방언인 시리아어를 사용하는 동시리아 교회다.

동시리아 교회(경교)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콘스탄티노폴리스 대주교 네스토리우스가 이단으로 단죄된 이후 그에게 우호적이었던 ‘안티오키아 학파’ 신학자 일부가 동로마 제국에서 쫓겨나 페르시아로 이동해 현지 신자들과 결합하면서 독자적인 교회로 발전했다.

635년 아라본(阿羅本, 알로펜) 주교를 비롯한 경교 선교사들이 당나라 수도 장안에 도착했으며, 이후 781년 「대진경교유행중국비」가 세워질 정도로 경교는 큰 영향력을 확보했다. 이 비문에는 주님 부활을 두고 ‘생명을 열어 주시고 죽음을 없애주셨다(開生滅死)’고 표현하고 있다.

20세기 초 중국 감숙성 돈황 막고굴에서 발견된 경교 문헌 「일신론(一神論)」은 부활을 ‘죽음으로부터 일어나셨다(從死起)’고 기록했다. 함께 발견된 「서청미시소경(序聽迷詩所經)」은 훼손 때문에 주님께서 숨을 거두시는 장면에서 끊긴다. 이때 무덤이 열리고 잠자던 많은 성도의 몸이 되살아나는 장면(마태 27,52)을 ‘득활(得活)’이라고 번역했다.

이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부활’이라는 단어에는 복음을 전하는 이들의 오랜 고뇌가 녹아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