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를 기억하며 10년 간 이어진 서울대교구 사회사목국(국장 윤병길 요한 세례자 신부)의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가 100차를 맞이했다.
서울 사회사목국은 5월 29일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정의평화위원회 주관으로 제100차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를 봉헌하고, 연대와 참여의 힘을 믿는 모든 이를 위해 기도했다.
서울 사회사목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방한 당시 보여준 가난한 이들과 난민, 이주민 등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사랑과 연대의 의미를 이어받기 위해 2015년 3월 첫 미사를 봉헌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와 성주간 등을 제외하고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오후 7시에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미사를 마련하고 있다.
그동안 세월호·이태원 참사 등 사회적 참사 희생자와 피해자, 통일을 위해 힘쓴 고(故) 조성만(요셉) 열사, 세계의 난민들, 무력 분쟁과 자연재해 희생자, 환경파괴로 고통받는 이들 등 동시대 기도가 필요한 존재들을 기억하며 미사가 봉헌됐다. 교회가 사회 곳곳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곁에 자리하고, 하느님 정의와 평화가 실현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음을 드러내는 전례로 의미가 깊다.
미사를 주례한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하성용(유스티노) 신부는 강론에서 “정평위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난한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정의와 사랑을 전하고, 민족 간 정의를 촉진하기 위해 성 바오로 6세 교황에 의해 설립된 단체”라며 “인권과 사회 정의, 평화와 생명 존중 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신부는 “오늘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첫날이고, 투표는 선거 때만 고개 숙이는 정치인들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 공공선을 우선시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배려하는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차기 대통령이 공동선의 정신에 입각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줄 것도 요청했다.
미사에 참례한 박영인(루치아·서울 양천본당) 씨는 “사회교리학교 27기를 마친 후 함께 졸업한 동문들과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는 미사’에 참석하고 있다”며 “신앙인으로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기억하고 함께하는 마음으로 미사를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사회사목국은 앞으로도 주거권 문제로 더욱 가난해진 이웃들, 고공 농성 중인 해고 노동자들, 이 땅의 참된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헌신하는 정의·평화·창조 보전 활동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미사와 기도를 이어가며 사회교리의 가르침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
이호재 기자 h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