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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단체 > 사회사목
2026.04.21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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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동성당·마을 존치를” 신자·주민 침묵시위
서리풀2지구 강제 수용 반대

국토부의 일방적인 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우면동본당 신자와 주민들이 성당 앞에서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송동마을 및 식유촌 대책위 제공




 





서울대교구 우면동본당(주임 백운철 신부) 신자들과 송동마을·식유촌 주민들이 13일부터 성당과 마을 존치를 위한 침묵시위에 나섰다.



신자와 마을 주민들은 각각 성당 앞, 송동마을과 식유촌 입구 세 곳에서 ‘주님! 우면동성당과 마을을 존치시켜 주소서!’ ‘500년 터전 빼앗는 강제 수용 절대 반대’ ‘개발이 아닌 보존이 먼저다’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매일 오전 8~9시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주민들은 “국토부가 강제 수용 방침을 철회하고 주민들과 협의에 나설 때까지 시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1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일대 서리풀 제2지구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는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별다른 설명없이 지정 고시를 연기한 상태다. 신자와 주민들은 공공주택지구 지정 고시가 될 경우 침묵 시위와 더불어 망루 시위 등 투쟁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었다. 갑작스레 지정 고시가 연기됐지만, 주민들의 단호한 결의를 전달하기 위해 예정대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우면동본당 주임 백운철 신부는 “성당과 일부 마을은 개발 예정지 전체 면적의 1.8에 불과하다”면서 “마을을 유지하면서 개발해도 사업이 충분히 가능한데, 주민 의견 수렴없이 강제로 밀어붙이는 식의 행정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토부의 일방적인 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서리풀2지구 주민들이 마을 입구에서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송동마을 및 식유촌 대책위 제공




 





국토교통부는 2024년 11월 서초구 서리풀1,2지구를 개발해 공공주택 2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1만 8000가구가 들어서는 서리풀 1지구는 올해 2월 공공주택지구 지정을 마치고 후속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서리풀 2지구는 국토부 발표 직후부터 주민들이 개발에 강력히 반대해왔다.



주민들은 마을의 역사·문화·환경 가치를 고려해 국토부가 마을을 유지한 채 개발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송동마을과 식유촌 대책위원회는 “송동마을과 식유촌은 서울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곳이자, 참매·흰꼬리수리 등 멸종 위기종과 천연기념물이 있는 지역”이라며 “우리 마을 면적은 전체 서리풀지구의 1.8밖에 되지 않아 마을을 유지하면서도 충분히 개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토부의 일방적인 개발 계획에 반대하는 서리풀2지구 주민들이 마을 입구에서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송동마을 및 식유촌 대책위 제공




 





서리풀2지구는 고려 시대인 1270년부터 여산 송씨 가문이 살아온 터전이자, 최근 ‘1000만 관객 영화’ 반열에 든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소재인 조선 시대 단종의 장인 ‘송현수’ 일가 묘역이 조성된 곳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미 3년 전 매장 문화재 지표조사를 거친 뒤 이 지역 일대를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로 확정한 바 있다. 묘역 추정지는 매장 유산이 있을 가능성이 커 정식 발굴 조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국토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현장조사를 통해 서리풀2지구에 법정 보호종(천연기념물 및 멸종 위기종) 7종이 서식하거나 존재하는 것을 확인했다.



대책위는 “개발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와 환경을 지키며 성당과 마을을 존치하는 상생 개발을 원한다”면서 “일대를 전면 수용해 철거하는 방식은 갈등만 더욱 키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