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을 해주세요.

로그인
닫기
사람과사회 > 일반기사
2026.06.10 등록
크게 원래대로 작게
글자크기
[사도직 현장에서] 애화는 나의 전부
애화학교가 전부인 졸업생들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예전에 청각장애 학생들은 1~2살 때 병원에서 청각장애라는 진단을 받고 나면 부모님이 너무 큰 충격을 받고 절망했다. 하지만 이후 병원 등에서 학교를 소개받고 애화 영아반부터 입학해 매일 다니며 지내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때는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앞에 두고 교육할 때 엄마들이 뒤에 앉아 교육 내용을 받아적은 후 집에 가서 자녀들이 발음이 터지고 말을 잘하도록 반복 연습하곤 한다. 유치원에서 5년, 초등 6년, 중고등 6년을 계속 다니면서 함께 현장학습을 다니고 가을에 애화잔치한마당 같은 행사를 함께하면서 정이 쌓여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래서 청각장애, 청각중복장애 학생도 졸업 후 직장에 다니다가 어려우면 가끔 학교에 찾아와 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주말에 학교 주변을 서성거리기도 한다. 지적장애 학생들도 복지관 갔다가 “학교 한번 구경하고 싶어요”라면서 학교로 발걸음 한다.

애화 졸업생 중에 자랑할 만한 사람, 민사종을 소개하고 싶다. 2022년 김진호와 진호의 친척 회사 대표, 그리고 사종이가 돈을 모아 전체 학생들에게 고급 크로스백을, 유치원 어린이들에겐 과자를 선물했다. 사종이는 애화 전공과를 졸업한 후 레드스톤 시스템이라는 회사에서 컴퓨터 관련 일을 하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학교의 오래된 ‘비디오테이프-폐기예정’이라 쓰인 것을 보고 난 후 계속 마음이 쓰였단다. 사종이는 개인정보 외부 유출 금지 서약을 한 뒤 수많은 테이프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는 작업을 혼자 해냈다. 그 과정은 플레이어로 재생하면서 동시에 컴퓨터로 녹화하고 영상이 잘 담기는지 지켜보는, 단순하지만 지루한 작업이었다. VHS 플레이어와 캠코더, 변압기를 학교에서 빌려 작업했다.

그런데 일부 테이프가 베타맥스 방식으로 녹화된 터라, 사종이는 일본 중고 사이트까지 뒤져 기기를 수입해 작업을 완수해냈다. 허 카리타스 수녀님이 출연한 영상, 방송인 강호동씨가 학교를 방문했던 장면, 건물이 증축되던 모습, 그리고 선후배들의 애화예술제 연극까지 소중한 기록들을 살려냈다. 애화의 주인공이자 역사를 살려낸 증인! “사종아, 진짜 고마워.”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마태 7,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