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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사회 > 일반기사
2026.06.10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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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사막화되는 농촌, 어떻게 살 것인가
농촌은 삼척동자도 알다시피 초고령화가 갈수록 심각해진다. 그만큼 살 날보다 죽을 날이 가까운 이들이 모여 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하루가 멀다하고 병원 출입을 한다든지, 아예 집이 빈 채로 요양원 신세를 지는 분도 적지 않다. 그리고 결국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마을 방송을 통해 들려온다. 여전히 그분의 온기와 목소리가 생생한데 그런 소식들을 들으면 서글프기 그지없다. 인근 마을 이장님 중 한 분은 푸념식으로 부고 방송을 6개월 동안 6~7번 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예고된 일이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생이별은 우울감이 쌓이고, 정서적으로 무너지는 일이다. 그런 가운데서 아이들의 목소리는 귀하다. 길어봐야 10년 이내에 면 지역 초등학교들은 대부분 폐교 수순으로 들어갈지 모른다. 이미 전교생이 20명 이내로 급격히 줄었고, 15명 이내로 접어들기 시작하면 거의 한 학년에 1~2명꼴이라 면 지역 학부모들조차도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져 거점 학교나 읍 지역 학교로 유학 보낼 채비를 할지도 모른다. 이제 정부나 도교육청이 소규모 학교 통폐합을 구호처럼 이야기하지 않아도 안에서부터 백기 투항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슬픈 예감이다.

그렇게 방임·방치하면서 이미 많은 공공 인프라가 무너졌고 철수했다. 그나마 반가운 것은 농어촌 기본소득이다. 면 주민들은 면에서만 쓰게 하는 이 정책의 밑그림에 불평불만이 많긴 했지만, 자급과 순환의 기틀을 서서히 마련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 기본소득만으로는 농촌 위기를 돌파하기 힘들다. 기본소득을 넘어 기본사회를 지향하려면 아직 벼려야 할 것이 많다. 최소 월 10만 원 이내 빈집을 활용한 공공주거, 굳이 읍내에 나가지 않아도 될 만큼 영화관·도서관·목욕탕·수영장 등 면 소재지 공공인프라, 면내 마을을 혈관처럼 끊임없이 이어나가야 할 무상버스·순환버스·저상버스 등은 기본사회가 지향해야 할 필수요소다. 그리고 이를 주체적으로 견인할 주민자치가 필수다. 면 지역 공동체를 10년 이상 자체 힘으로 끌고 갈 수 있을 만큼 주민의 저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주민자치회에 참여하며 상호 의견을 조율하고 결정하며 책임감 있게 수행하는 능력과 주민자치회 기반으로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지역 공공업무에 대한 위탁업무와 사업을 수행하며 공공일자리 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돌아오는 청년들이 간절히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한국국제협력단(KOICA) 시스템을 농촌에 접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외봉사도 중요하지만, 사막화와 소멸화가 진행 중인 농촌에 청년봉사단 투입이 더 간절하다. 국제협력단을 벤치마킹해 인구감소 지역으로 선정된 농촌에 장기 봉사하는 청년들을 위해 활동비와 집을 제공하면서 정주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청년들이 농촌에 머물 시간선택제를 최소 5년 이상 공공일자리까지 연계해 지역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길 희망한다.

옥천군 청산면에서는 SBS와 사단법인 점프가 올해 5월부터 12월까지 4명의 청년을 모집해 전일제 장기 봉사 실험을 시작했다. 낮에는 지역 사회 봉사를, 저녁엔 아동센터 봉사를 통해 지역에 녹아드는 활동을 할 것이다. 농촌 사회에 숭숭 뚫려있는 결핍된 복지 구멍과 사회 서비스를 이들이 어떻게 메워낼지 기대에 찬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