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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활/문화/ > 문화
2021.04.0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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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 전



폴리에스터 45, 아크릴 55 재질의 공업용 원단으로 만든 옷 두 벌로 수십 년을 사는 이들이 있다. 일생을 정결과 청빈, 순명을 지키며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는 수녀들이다. 이들의 기도와 헌신의 여정을 평생 함께한 낡은 수녀복들이 기도방석과 치유베개로 다시 태어났다. 2019년 11월 첫 전시와 2020년 4월 앙코르전으로 세상에 따뜻한 감동을 전했던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에 이은 박용만(실바노) 오더 오브 몰타 코리아(Order of Malta Korea) 회장의 두 번째 신앙 프로젝트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를 통해서다.



첫 번째 프로젝트인 ‘구르마, 십자가가 되다’는 오랜 세월 동안 노동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해 온 실제 구르마(수레의 방언)를 해체해 그 목재와 철재로 십자가를 만들어 노동과 고통의 의미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수녀복, 기도와 치유가 되다’ 프로젝트도 오래되고 낡은 물건에 새롭게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점이 첫 번째 프로젝트와 같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은 지난해 5월 시작됐다. 이어 같은 해 11월,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로부터 낡은 수녀복 10벌을 인수했고, 올해 1월 마리아 수녀회에서도 10벌을 받았다.



이렇게 모인 20벌의 수녀복은 유명 한복디자이너이자 ‘차이킴’으로 알려진 김영진 디자이너의 손끝을 통해 한 땀, 한 땀 정성을 더해 기도방석과 치유베개로 부활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도방석과 치유베개와 함께 특별히 2019년 선종한 마리아 수녀회 고(故) 김옥순 원장수녀의 생전 마지막 수도복이 전시장 한 모퉁이를 지키고 있다.



‘이 수도복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가난한 이들을 섬기는 일을 최고의 행복으로 여겼던 한 수녀의 생전 마지막 옷입니다. 가장 가난했던 한국의 전쟁고아들을 품어 키우고 필리핀 빈민지역에서 25년을 헌신한 마리아 수녀회 수녀들의 영적 어머니, 고(故) 김옥순 미카엘라(1940~2019)의 삶의 흔적입니다’라는 문구가 관람객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또한 전시장에서는 제작 과정의 이모저모를 담은 동영상도 함께 상영 중이다.



수녀복 부활 프로젝트 진행 과정은 기획자이자 총연출자인 박용만 회장 지휘로 영상으로 기록했다. 박 회장은 영상 내레이션을 직접 맡아 이 프로젝트가 지닌 의미와 뒷이야기들을 전한다. 이번 전시의 의미에 대해 박 회장은 “수녀복 옷자락에 깃든 평생의 헌신이 이제 방석과 베개를 통해 누군가를 위한 기도와 치유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말한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와 따뜻한 재단(이사장 강신애)이 후원하는 이 전시는 4월 13일까지 서울 명동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관장 조성지)에서 열린다. 관람시간은 평일 및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7시, 주일 오후 1~8시다. 휴관일은 없고 무료 관람이다.



※문의 02-318-0131 디아트플랜트 요갤러리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