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 2 장 하느님의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나이다
- 제2절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 III. 하느님의 외아들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441 구약 성경에서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칭호는 천사,(44) 선택된 백성,(45) 이스라엘의 자녀와(46) 그들의 왕들을(47) 부르던 칭호이다. 그러므로 이 칭호는 하느님과 피조물 사이에 특별히 친밀한 관계를 이루는 자녀로 입양됨을 의미한다. 약속된 메시아-왕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48) 부를 때, 그 본문들에 나타난 글자 그대로의 의미가, 반드시 예수님이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시라는 것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이스라엘의 메시아로 지칭하는 본문들도(49) 아마 인간보다 더한 분을 말하고자 한 것은 아닐 것이다.(50)
- 442 그러나 베드로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51) 라고 고백하는 것은 다른 경우이다. 왜냐하면 예수님께서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다.”(마태 16,17) 하고 엄숙하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바오로도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겪은 자신의 회개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어머니 배 속에 있을 때부터 나를 따로 뽑으시어 당신의 은총으로 부르신 하느님께서 기꺼이 마음을 정하시어, 내가 당신의 아드님을 다른 민족들에게 전할 수 있도록 그분을 내 안에 계시해 주셨습니다.……”(갈라 1,15-16). 바오로는 “곧바로 여러 회당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선포하였다”(사도 9,20).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다.’는 것은 처음부터(52) 사도 신앙의 중심이 되었으며,(53) 교회의 반석인 베드로가(54) 맨 먼저 고백하였다.
- 443 베드로가 메시아 예수님에게서 하느님 아들의 초월적 성격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그분께서 그것을 명확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 주셨기 때문일 것이다. 최고 의회에서 예수님을 고발하는 사람들이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말이오-”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내가 그러하다고 너희가 말하고 있다.”(루카 22,70)(55) 고 대답하셨다. 그 훨씬 이전부터 이미 그분께서는 당신에 대해서 아버지를 아는 ‘아들’이고,(56) 하느님께서 전에 당신의 백성들에게 보내셨던 ‘종들’과는 다른 분이며,(57) 천사들보다 높은 분(58) 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마태 6,9)라고 명하신 경우를 제외하고는 결코 “저희 아버지”라는 말을 쓰지 않으심으로써,(59) 하느님과 당신의 부자 관계를 제자들의 그것과 구별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내 아버지시며 너희의 아버지”(요한 20,17)라는 말로써 그 구별을 명확하게 하신다.
- 444 복음서는 두 번의 장엄한 순간, 곧 그리스도의 세례 때와 변모 때에 그분을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이라고(60) 하시는 성부의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가리켜 “하느님의 외아들”(요한 3,16)이라고 하시며, 이 칭호를 통해서 당신께서 영원으로부터 계시는 분임을 확언하신다.(61)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외아들의 이름”(요한 3,18)을 믿도록 요구하신다. 이러한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은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앞에서 백인대장이 한 고백에 이미 나타나 있다.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 신자들은 오직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 안에서만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칭호의 궁극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 445 예수님의 부활 뒤 그분께서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은 영광을 받은 인성의 권능 안에서 드러난다. “거룩한 영으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시어, 힘을 지니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확인되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로마 1,4).(62) 사도들은 다음과 같이 고백할 수 있었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요한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