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인간의 소명: 성령 안의 삶
- 제 2 부 십 계 명
- 제 2 장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 제8절 여덟째 계명
- VI. 진리, 아름다움, 성예술
제 2 부 십 계 명
- 2500 선행의 실천에는 무상의 영적 즐거움과 윤리적 아름다움이 따른다. 마찬가지로, 진리는 영적 아름다움이 뿜어 내는 기쁨과 찬란함을 동반한다. 진리는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지성을 부여받은 인간에게는, 창조된 실재와 창조되지 않은 실재에 대한 인식을 이지적으로 표현하는 언어의 진실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진리가, 특별히 그 안에 내포된 형언할 수 없는 것, 곧 인간 마음의 심오함, 영혼의 고결함, 하느님의 신비 등을 환기시키고자 할 때, 인간은 다른 표현 형태들, 곧 보완적인 표현 형태들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하느님께서는 진리의 말씀으로 당신을 드러내시기 이전에도, 당신의 ‘말씀’과 당신 ‘지혜’의 업적이 되는 천지 만물이라는 보편적인 언어를 통해서 당신을 드러내셨다. 그것은 바로 ─ 어린이도 과학자도 발견하게 되는 ─ 우주의 질서와 조화이다. “피조물의 웅대함과 아름다움으로 미루어 보아 그 창조자를 알 수 있다”(지혜 13,5). “아름다움을 만드신 분께서 그것들을 창조하셨기 때문이다”(지혜 13,3).
- 지혜는 하느님 권능의 숨결이고, 전능하신 분의 영광의 순전한 발산이어서, 어떠한 오점도 그 안으로 기어들지 못한다. 지혜는 영원한 빛의 광채이고, 하느님께서 하시는 활동의 티 없는 거울이며, 하느님 선하심의 모상이다(지혜 7,25-26). 지혜는 해보다 아름답고, 어떠한 별자리보다 빼어나며, 빛과 견주어 보아도 그보다 더 밝음을 알 수 있다. 밤은 빛을 밀어내지만, 악은 지혜를 이겨 내지 못한다(지혜 7,29-30). 나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사랑에 빠졌다(지혜 8,2).
- 2501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247) 인간은 자신의 예술 작품들의 아름다움을 통해서 그가 창조주 하느님과 맺고 있는 관계의 진실을 표현한다. 실로 예술은 인간에게 고유한 표현 형태의 하나이다. 살아 있는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생활 필수품의 추구를 넘어서서, 예술은 인간이 무상으로 받은 과분한 내적 풍요로움에서 넘쳐 흐르는 산물이다. 창조주께서 주신 재능과 인간 자신의 노력으로 생겨난 예술은,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표현 수단을 빌려서 실재의 진실을 표현해 보려고 지성과 능력을 결합시킨 실천적인 지혜의 한 형태이다.(248) 이처럼 예술은 존재들의 진리와 존재들에 대한 사랑에서 우러나는 만큼, 피조물을 통한 하느님의 활동과 어떤 유사성을 지니게 된다. 다른 모든 인간 활동과 마찬가지로, 예술도 그 자체로서 절대적 목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예술도 인간의 궁극 목적을 위해 있는 것이기에, 고귀한 것이 된다.(249)
- 2502 성예술이 그 표현 형태를 통해 제 본래의 사명에 부합할 때, 그것은 참되고 아름답다. 그 사명이란, “하느님 영광의 광채이시며 하느님 본질의 모상”(히브 1,3)이신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진리와 사랑의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자체이신 하느님의 초월적인 신비를, 신앙과 흠숭을 통해서 상기시키고 찬미하는 것이다.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머물러 있는”(콜로 2,9) 그리스도의 영적 아름다움은, 천주의 모친이신 지극히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천사들과 성인들 안에서 빛을 발한다. 진정한 성예술은, 창조주이시며 구세주이시고 거룩하시며 거룩하게 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흠숭과 기도와 사랑으로 인간을 이끈다.
- 2503 그러므로 주교들은 직접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오래 되었거나 새로운 성예술의 모든 형태를 촉진시키도록 유의하며, 같은 정성으로 전례와 교회 건물에서 신앙의 진리와 성예술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어울리지 않는 모든 것을 제거하도록 해야 한다.(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