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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42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1테살 5,17).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에페 5,20). “늘 성령 안에서 온갖 기도와 간구를 올려 간청하십시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인내를 다하고 모든 성도들을 위하여 간구하며 깨어 있으십시오”(에페 6,18). “언제나 일하고 깨어 있으며 재를 지키라는 명령을 우리가 받지는 않았지만,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것은 우리에게 하나의 법입니다.”(30) 이런 지치지 않는 열성은 사랑에서만 나올 수 있다. 우리의 우둔함과 게으름에 대항하는 기도의 싸움은 겸손하고, 신뢰하며, 항구한 사랑을 가진 사람이 벌이는 투쟁이다. 이 사랑은 기도에 대한 우리의 믿음에 빛과 생명을 주는 세 가지 사실을 깨닫게 해 준다.
  • 2743 첫째로, 기도는 언제나 가능하다. 그리스도인의 시간은, 어떠한 풍파 중에라도(31) 날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마태 28,20) 계시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시간이다. 우리의 시간은 하느님 손안에 있다.
  • 저잣거리에서나 혼자 산책할 때에도, 자주 그리고 열심히 기도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중에도, 또는 요리를 하는 중에도 기도할 수 있습니다.(32)
  • 2744 둘째로, 기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 반명제에서 이끌어 낸 증명도 똑같이 설득력을 가진다. 곧 성령의 인도를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죄의 노예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33) 만일 우리의 마음이 성령에게서 멀리 떨어져 있다면, 어떻게 성령께서 ‘우리의 생명’이 되실 수 있겠는가-
  • 기도만큼 값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도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해 주고, 어려운 것을 쉽게 해 줍니다. 기도하는 사람이 죄에 떨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34) 기도하는 사람은 틀림없이 구원을 받고,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어김없이 영벌을 자청할 것입니다.(35)
  • 2745 셋째로, 기도와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분리될 수 없다. 이 두 가지는 모두 같은 사랑의 문제이며, 그 사랑에 따른 자아 부정과 관련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곧, 성부께서 세우신 사랑의 계획에 자녀답게 사랑으로 일치함, 우리를 늘 예수 그리스도와 더욱더 닮도록 해 주시는 성령의 힘으로 변화됨, 예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모든 이를 사랑함이 바로 그것이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5,16-17).
  • 기도를 일과 결합시키고, 일을 기도와 결합시키는 사람은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야만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원칙을 실현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36)
  •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드리신 기도
  • 2746 당신의 ‘때’가 이르자, 예수님께서는 성부께 기도하신다.(37) 복음서가 전해 주는 예수님의 가장 긴 기도는, 마치 당신의 죽음과 부활을 그 안에 포괄하듯이, 창조와 구원의 경륜 전부를 포괄하고 있다. “한 번에 결정적으로” 이루어진 예수님의 파스카가 그분의 교회 전례 안에서 언제나 존속하듯이,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드리신 기도도 늘 그분의 기도로 지속된다.
  • 2747 그리스도교 전통이 당연하게도, 이 기도를 예수님께서 ‘사제로서 바치신 기도’라고 규정하였다. 이 기도는 우리 ‘대사제’의 기도이다. 또한 이 기도는 그분의 희생 제사와 분리될 수 없으며, 그분의 ‘성부께 건너가심’(파스카)과 분리될 수 없다. 이로써 그분께서는 당신을 성부께 온전히 바치신다.(38)
  • 2748 이 희생 제사와 파스카의 기도 안에서 모든 것이, 곧 하느님과 세상, ‘말씀’과 살[肉], 영원한 삶과 시간, 자신을 내어 주는 사랑과 사랑을 저버리는 죄, 이미 제자가 된 사람들과 제자들의 말을 듣고 그리스도를 믿게 될 사람들, 자기 낮춤과 영광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하나가 된다.(39) 이 기도는 일치의 기도이다.
  • 2749 예수님께서는 성부의 일을 완수하셨으며, 그분의 기도는, 그분의 희생 제사처럼, 세상 끝 날까지 미친다. 때가 되어 예수님께서 드리신 이 기도는 마지막 시간들을 충만하게 만들며, 이 시간들을 종말로 이끌어 간다. 아버지에게서 모든 것을 받으신 아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아버지께 온전히 되맡기셨으며, 동시에 아버지께서 아들에게 주신 전 인류에 대한 권한에 따라, 온전한 자유로 자신을 표현하신다.(40) 스스로 종이 되신 아드님께서는 주님이시며 전권자(Pantocrator)이시다. 우리를 위해 기도하시는 우리의 대사제께서는 또한 우리 안에서 기도하시는 분이시며, 우리의 청원을 들어주시는 하느님이시다.
  • 2750 우리가 주 예수님의 거룩한 이름으로 기도하게 됨으로써 주님께서 친히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를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예수님께서 ‘사제로서 바치신 기도’는 우리 마음속에 주님의 기도에 포함된 중요한 청원들을 떠오르게 한다. 그 청원들이란 아버지의 이름에 대한 관심,(41) 아버지의 나라(영광(42) )에 대한 열정, 아버지의 뜻과 그분의 구원 계획이 이루어짐,(43) 악에서 구원됨(44) 등이다.
  • 2751 끝으로, 예수님께서는 이 기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불가분의 ‘인식’을 계시하고 전해 주시는데,(45) 그것이 바로 기도 생활의 신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