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 1 장 천주 성부를 믿나이다
- 제1절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저는 믿나이다”
- 제7단락 타락
- II. 천사들의 타락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391 우리의 첫 조상들이 불순명을 선택하게 된 배후에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유혹의 목소리가 있었다.(266) 그 목소리는 질투심 때문에 그들을 죽음에 빠지게 하였다.(267) 성경과 교회의 성전(聖傳)은 그 목소리에서 사탄 또는 악마라 불리는 타락한 천사를 본다.(268) 교회는 그가 본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선한 천사였다고 가르친다. “악마와 모든 마귀는 하느님께서 본래 선하게 창조하셨지만 그들 스스로 악하게 되었다.”(269)
- 392 성경은 이 천사들의 죄에 대해 말한다.(270) 이 ‘타락’은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철저하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부한 이 영적 피조물들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생겨난 것이다. 우리 첫 조상들에게 “너희가 하느님처럼 될 것이다.”(창세 3,5)고 한 유혹자의 말에 바로 이 반역을 엿볼 수 있다. “악마는 처음부터 죄를 지었고”(1요한 3,8), “거짓말쟁이며 거짓의 아비”(요한 8,44)다.
- 393 천사들의 죄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은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선택이 지닌 돌이킬 수 없는 특성 때문이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참회가 없는 것처럼, 그들도 타락한 뒤에는 참회가 없다.”(271)
- 394 예수님께서 “처음부터 살인자”(요한 8,44)라고 부르셨던 자, 아버지께 받은 사명을 포기하도록 예수님까지도 유혹한 악마의 해로운 영향을 성경은 증언한다.(272) 그러나 “악마가 한 일을 없애 버리시려고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나타나셨던 것이다”(1요한 3,8). 악마가 저지른 일 가운데 가장 중대한 것은 바로 인간을 하느님께 불순명하도록 거짓말로 유혹한 것이었다.
- 395 그러나 사탄의 힘은 무한하지 못하다. 그는 다만 하나의 피조물일 뿐이다. 그는 순수한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강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막지 못한다. 사탄은 하느님을 거슬러 예수 그리스도 안의 하느님 나라를 증오하면서 세상에서 활동한다. 인간과 사회에 영적으로 또 간접적으로는 물질적인 것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이러한 활동은 인간과 세계의 역사를 힘차고도 부드럽게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섭리가 허락하신 일이다. 이러한 악마의 활동에 대한 하느님의 허락은 하나의 커다란 신비이지만,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로마 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