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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구자, 예언자, 세례자 요한
  • 717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요한 1,6). 요한은 “어머니 태중에서부터 성령으로 가득찰 것인데”(루카 1,15), 이는 동정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그리스도에 의한 것이다.(81) 이렇게 해서 성모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은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신”(82) 셈이 되었다.
  • 718 요한은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이다.(83) 그 안에 머무는 영의 불이 그를 오실 주님에 “앞서 달려가게(선구자)” 한다. 성령께서는 선구자인 요한을 통해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루카 1,17) 일을 마치신다.
  • 719 요한은 “예언자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다.(84) 성령께서는 그 안에서 “예언자들을 통하여 말씀하시는 일을” 완수하신다. 요한은 엘리야로부터 시작된 예언자들의 시대를 마감한다.(85) 그는 이스라엘의 위로가 임박했음을 알린다. 그는 오시는 위로자의 “소리”이다.(86) 진리의 성령께서 그러하시듯이 “그는 그 빛을 증언하러 왔다”(요한 1,7).(87) 요한이 보기에, 성령께서는 “예언자들이 탐구하고 연구하던 것”과 “천사들도 보기를 갈망하던 것”을 완성하신다.(88)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네가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하였다.……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33-36).
  • 720 끝으로 성령께서는 세례자 요한과 함께 일을 시작하신다. 그것은 그리스도와 더불어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질 일, 곧 사람들에게 하느님을 닮은 ‘유사성’을 되돌려 주는 일인데 성령께서는 이를 미리 나타내 보여 주신다. 세례자 요한의 세례는 회개를 위한 것이었지만, 물과 성령으로 베푸는 세례는 새로운 탄생을 위한 것이다.(89)
  •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 721 지극히 거룩한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평생 동정인 마리아는 때가 찼을 때 성자와 성령의 파견으로 이루어진 최고의 걸작이다. 성령께서 그녀를 준비시키셨기에, 성부께서는 구원 계획에 따라 성자와 성령이 처음으로 인간들 가운데 머무르실 거처를 찾아내셨다.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의 전승은 자주 지혜에 관한 가장 아름다운 대목들을 마리아와 연관시켜 읽어 왔다.(90) 전례에서 마리아는 ‘상지의 옥좌’라고 찬양되고 표현된다. 성령께서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이루실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이 마리아 안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성령께서 그리스도와 교회 안에서 이루실 ‘하느님의 놀라운 일’들이 마리아 안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 722 성령께서는 당신 은총으로 마리아를 준비시키셨다.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콜로 2,9). 바로 이분의 어머니가 ‘은총을 가득히 받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리아는 비천한 피조물이지만 순수한 은총으로 죄 없이 잉태되었기에, 전능하신 분의 이루 말할 수 없는 선물을 가장 잘 받아들일 수 있었다. 가브리엘 천사가 마치 ‘시온의 딸’에게 하듯이 “기뻐하여라”(91) 하고 마리아에게 인사한 것은 옳은 일이었다. 마리아가 영원하신 성자를 잉태하고 있을 때 성령 안에서 성부께 드린 찬미가는(92) 모든 하느님의 백성, 곧 교회가 드리는 감사이다.
  • 723 성령께서는 마리아 안에서 성부의 자비로운 계획을 실현하신다. 동정 마리아는,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하고 낳는다. 성령과 신앙의 힘을 통하여 마리아의 동정성은 독특한 출산력이 된다.(93)
  • 724 성령께서는 마리아에게서 동정녀의 아들로 태어나신 분이 성부의 아들이심을 나타내 보이신다. 마리아는 결정적으로 하느님께서 나타나시는 불붙은 덤불이다. 성령으로 가득 찬 그녀는 보잘것없는 육체를 지니신 ‘말씀’을 보여 주는데, 이는 가난한 사람들과(94) 이방 민족들 가운데 가장 먼저 온 사람들에게(95) ‘말씀’을 알게 하려는 것이다.
  • 725 마침내 성령께서는 마리아를 통하여 하느님의 호의적 사랑(하느님의 ‘선의’)의 대상인(96) 인간들에게 그리스도와 친교를 이루게 하시는데, 겸손한 사람들, 예컨대 목자들, 동방 박사들, 시메온과 한나, 카나의 신랑 신부, 첫 제자들과 같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그분을 받아들인다.
  • 726 성령의 이 사명이 끝날 때 마리아는 ‘여인’, ‘살아 있는 이들의 어머니’, 새로운 하와, ‘온전한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된다.(97) 그러한 마리아는, 오순절 아침에 성령께서 교회의 등장과 함께 열어젖히신 ‘마지막 때’의 시초에, “함께 한마음으로 기도에 전념하였던”(사도 1,14) 열두 사도와 함께 있었다.
  • 그리스도 예수님
  • 727 때가 찼을 때 이루어질 성자와 성령의 사명 전체는, 성자께서 당신의 강생 때부터 성부의 성령으로 기름부음을 받으셨다는 사실에 담겨 있다. 예수님은 바로 그리스도, 곧 메시아이시다.
  • 신경의 둘째 부분은 모두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읽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모든 업적은 성자와 성령의 공동 사명이다. 여기에서는 다만 예수님께서 성령을 약속하신 일과 영광스러운 주님이 되신 후에 보내 주신 성령에 대해서만 언급하려 한다.
  • 728 예수님께서는 죽음과 부활로 영광을 받으시기까지는 성령을 충분히 드러내지 않으신다. 그러나 당신의 몸이 세상의 생명을 위한 양식이라고 가르치시면서는 군중에게까지 성령을 조금씩 암시하신다.(98) 그리고 니코데모와(99) 사마리아 여인,(100) 초막절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에게도(101) 성령을 암시하신다. 당신 제자들에게 기도와(102) 그들이 장차 해야 할 증언에(103) 대해 말씀하실 때에는 성령에 대해 터놓고 말씀하신다.
  • 729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조상들에게 하신 약속의 이행이 될 것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영광을 받으실 때가 되자 비로소 성령께서 오실 것을 약속하신다.(104) 성부께서는 예수님의 기도를 들으시어 다른 파라클리토(보호자)인 진리의 영을 보내실 것이다. 성부께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성령을 보내실 것이고, 예수님께서는 성부 곁에서 성령을 보내실 것이다. 성령은 성부에게서 나오시기 때문이다. 성령께서 오실 것이고, 우리는 그분을 알아뵙게 될 것이며, 그분은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시면서, 우리와 함께 머무실 것이다. 성령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시고,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것을 되새기게 해 주실 것이며, 그리스도에 대해 증언해 주실 것이다. 성령께서는 우리를 완전한 진리로 이끌어 주시고, 그리스도를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성령께서는 죄와 정의와 심판에 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아 주실 것이다.
  • 730 마침내 예수님의 때가 왔다.(105) 예수님께서는 당신 죽음으로 죽음을 이기는 그 순간에 당신의 영을 성부의 손에 맡기신다.(106) 이리하여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로마 6,4) 예수님께서는 곧바로 제자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성령을 주신다.(107) 이‘때’부터 그리스도와 성령의 사명은 교회의 사명이 된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