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 부 “저는 믿나이다” - “저희는 믿나이다”
-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제 3 장 성령을 믿나이다
- 제9절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와 모든 성인의 통공을 믿나이다”
- 제1단락 하느님 계획 안의 교회
- III. 교회의 신비
제 2 부 그리스도교 신앙 고백
- 770 교회는 역사 안에 있으나 동시에 역사를 초월한다. 우리는 오직 “신앙의 눈으로만”(190) 교회의 가시적 실재와 동시에 하느님의 생명을 지닌 영적 실재를 볼 수 있다.
- 가시적이며 영적인 교회
- 771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공동체인 당신의 거룩한 교회를 이 땅 위에 가시적인 구조로 세우시고 끊임없이 지탱하여 주시며, 교회를 통하여 모든 사람에게 진리와 은총을 널리 베푸신다.
- - 교계 조직으로 이루어진 단체인 동시에 그리스도의 신비체, - 가시적인 집단인 동시에 영적인 공동체, - 지상의 교회인 동시에 천상의 보화로 가득 찬 이 교회는 두 개가 아니라 인간적 요소와 신적 요소로 합성된 하나의 복합체를 이룬다고 보아야 한다.”(191)
- 교회의 특성은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이며,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지니고, 열렬히 활동하면서도 관상에 전념하고, 세상 안에 현존하면서도 다만 나그네인 것이다. 이렇게 교회 안에서 인간적인 것은 신적인 것을 지향하고 또 거기에 종속되며,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활동은 관상을, 현존하는 것은 우리가 찾아가는 미래의 도성을 지향한다.(192)
- 겸손이여! 숭고함이여! 향백나무 장막이며 하느님의 지성소, 지상의 거처이며 하늘의 궁전, 진흙 집이며 왕의 궁궐, 죽음의 몸이며 빛의 신전, 교만한 자들의 업신여김을 받지만 그리스도의 신부로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이 여인은 검지만 아름답고, 오랜 귀양살이의 수고와 고통으로 빛이 바랬지만, 마침내 천상 아름다움으로 꾸며진다.(193)
- 인간과 하느님의 결합의 신비인 교회
- 772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계획의 목적인 당신의 신비를 교회 안에서 완성하고 계시하신다.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을 머리로 하여 한데 모을 것이다”(에페 1,10). 그리스도와 교회의 혼인 관계를 바오로 사도는 “큰 신비”(에페 5,32)라고 부른다. 교회는 마치 신랑과 결합하듯 그리스도와 결합하기 때문에(194) 이제 교회도 신비가 된다.(195) 바오로 사도는 교회 안에서 이 신비를 보며 이렇게 외친다. “그 신비는 여러분 가운데에 계신 그리스도이시고, 그리스도는 영광의 희망이십니다”(콜로 1,27).
- 773 교회 안에서 “언제까지나 스러지지 않는 사랑”(1코린 13,8)으로 하느님과 인간들이 이루는 이 일치가 바로, 지나가는 이 세상과 관련된 교회 안의 모든 성사적 도구의 목적이다.(196) “교회의 구조는 온전히 그리스도 지체들의 거룩함을 위해 있다. 이 거룩함은 신부가 신랑의 선물에 사랑으로 응답하게 되는 저 ‘큰 신비’에 따라 측정된다.”(197) 마리아는 티나 주름이 없는 신부와(198) 같은 교회의 신비인 거룩함에서 우리 모두를 앞서 간다. 그러므로 “교회는 베드로적인 차원보다 마리아적인 차원이 앞선다.”(199)
- 구원의 보편적 성사인 교회
- 774 그리스 말 mysterion은 라틴 말로 ‘신비’(mysterium)와 ‘성사’(sacramentum)라는 두 가지 말로 번역되었다. 후대의 설명에 따르면, ‘성사’는 ‘신비’가 가리키는 구원의 감추어진 실재에 대한 표징을 더 가시적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리스도 자신이 구원의 신비이다. “그리스도 외에 다른 신비는 없습니다.”(200) 거룩하시며 또 거룩하게 하시는 그분의 인성이 이루신 구원의 업적은 교회의 성사들(동방 교회에서는 ‘거룩한 신비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안에서 드러나고 작용하는 구원의 성사이다. 일곱 가지 성사는 성령께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안에 그 머리이신 그리스도의 은총을 펼치시는 표지이며 도구들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자신이 의미하는 보이지 않는 은총을 간직하고 이를 나눈다. 이러한 유비적인 의미에서 교회를 ‘성사’라고 부른다.
- 775 “교회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사와 같다. 교회는 곧 하느님과 이루는 깊은 결합과 온 인류가 이루는 일치의 표징이며 도구이다.”(201) 인간과 하느님의 깊은 일치를 이루는 성사가 되는 것, 이것이 교회의 첫 번째 목적이다. 사람들 사이의 친교는 하느님과의 일치에 뿌리박고 있기 때문에, 교회는 또한 인류 일치의 성사이기도 하다. 이 일치는 교회 안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모든 민족과 종족과 백성과 언어권”(묵시 7,9)의 사람들을 교회 안에 불러 모으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교회는 장차 도래할 이 일치를 완전히 실현하는 “표징이며 도구”이다.
- 776 성사인 교회는 그리스도의 도구이다. “그리스도께서는……이 백성을 또한 모든 사람을 위한 구원의 도구로 삼으시고”,(202) “구원의 보편 성사”(203) 로 세우시어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사랑의 신비를 보여 주며 실천하신다.”(204) 교회는 “온 인류가 하느님의 한 백성을 이루고 그리스도의 한 몸으로 모이며 성령의 한 성전을 함께 세우기를”(205) 원하시는, “인류에 대한 하느님 사랑의 가시적인 계획이다.”(206)